Mt.Hood 가는 길

2007.10.02 11:21

강성재 조회 수:354 추천:96

산으로 오르는  Zig Zag  길은
대낮에도 어둡다
나무들은 하늘이 그리워
위로만, 위로만  솟구치고
나무에 기대인 넝쿨들은
햇빛이 그리워
옆으로, 옆으로만  뻗었다
거기 고요한 안개가 있어
새들을 재우며
스스로 길을 만들 줄 아는 나무가
Zig Zag로 길을  열고
수액을 빨아드린 가지들이
둥굴게 휘장을 드리우면
잎들은 바람소리로
길라잡이가 된다
무수한 나무와 돌들이
이어지듯 만나고
만났다 헤어지는 길의 끝
그러나 끝이 아니다
구름을 타고 오르는
길이 아닌 길
비로소 정점에 서 보라
만산이 발아래 무릎을 꿇는
하늘 한쪽을 잡을 수 있다
그때에 비로소 산은
또 하나의 길을 연다
오랜 고통을 견딘자 만이
가질 수 있는 길
뼈마디 부서지게
돌부리에 체여 본 자에게만
산은 산을 내리는 길을 열어준다



(주) Mt.Hood : 오레곤주에서 가장 높은 해발  11,000  피트의
포틀랜드 근교에 있는 산. 사철 눈에 쌓여 있어 한국사람들은
눈산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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