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2007.10.15 09:27

강성재 조회 수:441 추천:97

겨울 보다 먼저
눈이 내렸다
때이른 설화(雪禍)에 묻힌 나무,
울고 있다

숲은 씨앗을 묻지 못해 울고
새는 얼어 날지 못하고
해는 붉은 피를 토하며
산을 기웃 거리고 있다

산 절벽 아스라한 곳으로
그대가 가고 있구나
죽은 새의 날개와
죽은 씨앗을 안고
길도 없는 길을 따라
걷고 있구나

보라
돛을 내린 나룻배가
갈 곳이 없어
산위에 앉아 있다
죽은 것들만
배에 실은 그대가
빈 노를 젖고 있구나

산은 어디 가고
죽은 것들만
산위에 가득한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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