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2007.10.15 09:27
겨울 보다 먼저
눈이 내렸다
때이른 설화(雪禍)에 묻힌 나무,
울고 있다
숲은 씨앗을 묻지 못해 울고
새는 얼어 날지 못하고
해는 붉은 피를 토하며
산을 기웃 거리고 있다
산 절벽 아스라한 곳으로
그대가 가고 있구나
죽은 새의 날개와
죽은 씨앗을 안고
길도 없는 길을 따라
걷고 있구나
보라
돛을 내린 나룻배가
갈 곳이 없어
산위에 앉아 있다
죽은 것들만
배에 실은 그대가
빈 노를 젖고 있구나
산은 어디 가고
죽은 것들만
산위에 가득한 것이냐
눈이 내렸다
때이른 설화(雪禍)에 묻힌 나무,
울고 있다
숲은 씨앗을 묻지 못해 울고
새는 얼어 날지 못하고
해는 붉은 피를 토하며
산을 기웃 거리고 있다
산 절벽 아스라한 곳으로
그대가 가고 있구나
죽은 새의 날개와
죽은 씨앗을 안고
길도 없는 길을 따라
걷고 있구나
보라
돛을 내린 나룻배가
갈 곳이 없어
산위에 앉아 있다
죽은 것들만
배에 실은 그대가
빈 노를 젖고 있구나
산은 어디 가고
죽은 것들만
산위에 가득한 것이냐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0 | 바람 이야기 (2) [2] | 강성재 | 2007.03.09 | 449 |
139 | 막국수가 먹고 싶은 날 [3] | 강성재 | 2014.07.21 | 447 |
138 | 너에게 [2] | 강성재 | 2008.11.07 | 446 |
137 | 촌놈 | 강성재 | 2008.05.26 | 446 |
136 | 아무도 살지 않는 집 | 강성재 | 2007.03.09 | 446 |
135 | 흔들리는 길 | 강성재 | 2006.05.24 | 446 |
134 | 서기(瑞氣) | 강성재 | 2009.01.27 | 445 |
133 | 가로등 | 강성재 | 2009.06.13 | 444 |
132 | 꼬리연을 날리다 | 강성재 | 2008.02.08 | 443 |
131 | 늙은 농부의 생애 | 강성재 | 2008.07.08 | 442 |
» | 허무 | 강성재 | 2007.10.15 | 441 |
129 | 秋雪 [2] | 강성재 | 2008.10.23 | 440 |
128 | 첫사랑 [2] | 강성재 | 2008.09.21 | 438 |
127 | 12월 | 강성재 | 2006.12.13 | 438 |
126 | 독도를 지키는 북소리 | 강성재 | 2008.07.18 | 436 |
125 | 아이러니 | 강성재 | 2008.02.03 | 436 |
124 | 아름드리 소나무 [2] | 강성재 | 2007.02.28 | 435 |
123 | 꽁보리밥 | 강성재 | 2007.01.29 | 434 |
122 | 그리움 | 강성재 | 2009.06.01 | 433 |
121 | 바람이야기 ( 1 ) | 강성재 | 2007.02.23 | 4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