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없는 학교
2007.10.21 12:18
천년을 살다 죽은
지네의 덩치 만큼이나 큰 고요가
교실 바닥에 엎드려 있다
부서진 책걸상 몇개 뒹굴고
언젯적 아이들인지
찢어진 도화지 안에서
웃고 있다
주인 없는 비바람에 굴루고 달아서
썩은 곰팡이 냄새를 피워 올리는
창틀이며 칠판이며
구멍 뚫린 천장에 매달린
아이들 재잘거림이며
웃음 소리며
이 가난한 집 하나만
덩그렇게 남아서
흰 수염 수북히 난
늙은 구렁이를
키우고 있다
지네의 덩치 만큼이나 큰 고요가
교실 바닥에 엎드려 있다
부서진 책걸상 몇개 뒹굴고
언젯적 아이들인지
찢어진 도화지 안에서
웃고 있다
주인 없는 비바람에 굴루고 달아서
썩은 곰팡이 냄새를 피워 올리는
창틀이며 칠판이며
구멍 뚫린 천장에 매달린
아이들 재잘거림이며
웃음 소리며
이 가난한 집 하나만
덩그렇게 남아서
흰 수염 수북히 난
늙은 구렁이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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