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2008.01.09 13:17

강성재 조회 수:597 추천:148

결혼은 새로운 인생의 설계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평생의 가장 큰 사건이다. 또한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 놓을 때 까지 영원히 지속 되어야 할
두사람간의 약속이고 합의이다.좀더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결혼이란 비단 당사자 두사람만의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 부모님을 비롯한 집안의 어른들, 친지, 친구들 나아가서는 하나님께 맹세 하는 아주 귀중한 서약일 것이다.
한 부부의 시작이란 이토록 중요한 약속 아래서 서로의 동질성을 공유 하는
것이고 또한 서로의 이질성을 이해 해 나가는 과정이라 생각된다. 너와 나의 각각의 개체가 하나로 합쳐져서 “우리”가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22년전 내 나이 설흔하나 아내의 나이 설흔일 때 대구의 어느 조그만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나의 이모님의 중매로 만나 불과 몇달 동안의
교재끝에 결혼까지 했지만 조금도 불안하지 않았고 우리는 서로 신뢰하고 사랑 한다고 믿었었다. 그리고 지금껏 조금의 후회도 없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생활이 순탄 했다고는 말 할 수 없다. 서로의 동질성을 형성 해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서로의 이질성만 크게 확대되어 절망하고 좌절 하면서 숱한 위기를 넘기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실 생각 해 보면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였다. 삼십여년을 서로가 다른 세계에서 살아 온 두사람이
하루 아침에 하나로 화합되어 “우리”가 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희생,사랑과 이해 그리고 서로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 할 것이다. 철저히 나를 버리고 내가 너의 속에 들어가 앉는것,
그러므로 내가 너가 되고 너는 내가되어 드디어 “우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후회란 아무리 빨라도 늦은 것이라 말 하지만 하지 않는것 보다는 백번 낫다
지금도 아주 살뜰하고 정겨운 부부라고 말 할 수 없지만 우리 부부는 서로간에 참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고는 감히 말 할 수 있다.
생각 해 보면 나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나 남편으로는 빵점짜리 였다. 무엇
하나 남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하나도 제대로 하는것이 없다. 하다못해 거실에
형광등이 나가도 새것으로 갈아 끼우는 일은 아내의 몫이였다.짜증이 난 아내가 무엇이라도 시키면 하기는 하는데 결국은 더 못쓰게 만들어 놓거나
아니면 큰 사고를 저질러 놓고는 했다.그러니 아내가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다만 한가지 위안을 삼는다면 한눈 팔지 않고 우직하게 일 했다는것, 그런것도 자랑이 될지 모르겠는데 어쨋든 아내의 노고와 끝없는 인내에 참으로 감사 하고 있다.아내의 그런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 부부는 예전에 이미 갈라서고 나는 지금쯤 끝없는 수렁에 빠져 삶의 밑바닥을 헤메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결혼이란 육체적 결합 뿐만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결합을 동시에 이루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정신적 정서적 결합은 부부 상호간에 신뢰를 이루고
사랑과 존경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부부가 함께 살아가다 보면 서로간에 크고 작은 부딫침이 있게 마련이다
세상에 완벽한 부부는 없고 다툼이 없는 부부란 없다. 다툼은 늘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고 그렇게 시작된 갈등은 늘상 오랜 여진을 남기고 서로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앙금과 상처를 남기기 마련이다. 커다란 일에는 오히려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 할 지혜를 짜게되며 어느 한쪽이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비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경우가 많다.
부부간의 지나친 자존심 싸움은 불필요 하다고 보지만 부부이기 때문에 더욱더 상대방의 자존심이 상처 받지 않토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본다
상대의 허물은 덮고 자신의 잘못은 시인하며 고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
갈등은 금새 봉합된다.남편 혹은 아내로 부터 존중 받은 사람은 그것이 그 사람의 자긍심으로 되살아나 어디에서든 남을 존중 할 줄 알고 또 존중 받게
되는것이 아닐까.
한 가정을 사회 혹은 한 국가의 최소 단위라고 볼때에 집안에서 얻은 사랑과 자존은 나아가서 아름다운 사회와 국가를 만드는 첫걸음이 되리라 본다.
그것은 곧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미래의 사회 또한 맑고 밝고
건강하게 될것이다.

평생을 함께 하겠다고 서약 하고도 서약서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갈라서는
부부가 너무 많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굴곡이 심하고 가파른 길을 슬기롭게 해쳐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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