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드림

2008.01.30 13:29

강성재 조회 수:466 추천:106

눈은 내려 쌓이고 있었다

닫힌 문틈으로 바람이
바람안에 티끌이
티끌안에 내가

나 하나만 남아 있었다

나는 눈사람을 만들었다
눈보라 무너지는 산속에
노을 내린 강변의
잿빛 바위위에

꼽추였다

꼽추는 그의 등에
제 아비의 눈물을
한바가지 짊어지고 있었다

온 몸을 떨며

빛이 내리는 손을
쩌엉쩡 소리칠 목소리를
꼽추는 기다리고 있었다

귀를 세우고
눈을 열어
하늘을 보았으나
그러나 하늘엔 별이 없었다  

눈 덮힌 산은 적요하고
적요의 산은
제 무게 만큼의 눈물을
꼽추의 등에 얹어 주었다

길은 어디에든 있으나
어디에도 없었고
꿈을 꾸었으나
꿈은 없었다

먼 길을 돌아
비로서 마주하고 선 집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낙타의 등을 가진
늙은 꼽추였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0 촌놈 강성재 2008.05.26 446
159 산촌의 사내 강성재 2008.05.13 449
158 안동 간 고등어 강성재 2008.04.22 548
157 누가 꽃일까(부제:사월의 눈보라 2) 강성재 2008.04.20 558
156 어찌하나(부제:4월의 눈보라) 강성재 2008.04.18 545
155 김칫독 김치맛 [2] 강성재 2008.02.20 496
154 겨울나무 강성재 2008.02.15 521
153 눈덮힌 나목(裸木)의 풍경 강성재 2008.02.15 520
152 눈치우는 풍경 강성재 2008.02.11 463
151 혼돈의 깃발 강성재 2008.02.08 507
150 꼬리연을 날리다 강성재 2008.02.08 443
149 아이러니 강성재 2008.02.03 436
148 아메리칸 드림(2) 강성재 2008.02.01 422
» 아메리칸 드림 강성재 2008.01.30 466
146 의문부호 강성재 2008.01.25 610
145 사랑의 매 강성재 2008.01.09 546
144 부부 강성재 2008.01.09 597
143 삭제된 겨울 강성재 2008.01.09 532
142 정토(淨土)로 가는 길 강성재 2007.11.16 504
141 다듬이 소리 [2] 강성재 2007.11.16 510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5
전체:
48,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