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우는 풍경

2008.02.11 12:40

강성재 조회 수:463 추천:103

제설차는
삼피트 높이의 눈을 밀어 낸다
뒤집힌다
기합소리 요란하게
천하장사 씨름꾼의 자세로
들어낸다
압도 당하는 힘의 불균형에
초라하게 매달린다
겉과 속이 뒤바뀌어
시커먼 속이 겉이되어 밀린다
툭,
내 심장의 한축이 무너진다
혈관을 숨어 돌던
내 안의 어느 한 부분이
비명을 지른다
난 아니야
내 속은 검지 않아
껍질을 벗어 던진 눈덩이는
길밖으로 성곽을 만든다
틈새를 비집고
흰 새 한마리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와
내 가슴에 앉는다
주루룩
맑은 물줄기가 흘러
오염된 내장을 씻어 간다
오늘은 햇살이 따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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