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덮힌 나목(裸木)의 풍경

2008.02.15 12:03

강성재 조회 수:520 추천:95

하늘에서 갓 내려 온 선녀가
물속에 들기 전
살포시 돌아 선 수줍은 모습

천상천하의 보석을 몸에 두른
선녀의 위풍이여

온몸으로 받아 안은 보석의 무게에
힘들어 하면서도
바람이라도 불어 흔들면
화들짝 놀라
흩어지는 잔무리를 애석 해 한다

달빛에 흐르는
나목(裸木)의 심상(心像)이여

희디흰 살결이 너무 고와
가만히 다가서면
짐짓 모르는체 돌아서서
윤기 흐르는 삼단머리채
흔들어 몸을 가린다

눈들어 바라 보면
온 산이 선계(仙界)의 모습
왕자를 기다리는
천상선녀의 수줍은 그리움에
살며시 입맟추면
나도 어느새 선계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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