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나(부제:4월의 눈보라)

2008.04.18 12:34

강성재 조회 수:545 추천:106

겨울이 꼬리 내린 뜨락에서
지난 한주일 내내 아내는
활짝 핀 개나리 보듬고
수다를 떨었지

누가 알까 숨죽이며
솟아 오르는 새순들이
아직 여려도
모진 시련 이겨내고
싹트고 꽃피우는 모습이 대견 했나봐

차가운 여우바람
창틀에 매달리던 어젯밤
어이없게 눈보라는 소리없이 내렸고
꽃망울 피우던 그자리엔
하얗게 눈(雪)물 자욱 흘러 내렸어

밤새 뒤척이던 신음소리
귓전에 맴을 돌아
아내는 새벽도 밝기전
낙화한 꽃잎 안고
신음을 보태고 있었는데

어찌하나
저러다간 아내마져
시름 앓게 생겼어


    -4월18일 봄눈 내리는 콜롬비아 고오지 서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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