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의 사내

2008.05.13 14:32

강성재 조회 수:449 추천:88

산이며 강이며 바람이며
산촌의 사내는
먹을게 없어도
배 고프지 않다

산짐승 울음 소리가
나른한 권태로 밀려 오는
이른 봄날의 하오
낡은 흔들 의자에
엎어져 잠이 드는 봄 햇살에
사내의 게으른 일상이
투영된다

뒤로 젖힌 목젖 너머로
힘줄 하나 외롭게
뻗어 내려도
사내는 누군가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거나
언듯언듯 스쳐 지나는
바람을 따라
어디론가 훌쩍 떠나 버리고 싶다는
생각 따윈 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목이 메도록
권태롭다는 건
사람이 몹시도 그립다는
뜻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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