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소낙비

2008.10.06 14:27

강성재 조회 수:480 추천:107

뿌리 뽑힌 호박넝쿨
박차고 나선 고추잠자리
무거운 날개짓이 낯선
하오의 구멍 난 하늘

빗줄기 쏟아질때 마다
바늘구멍 사이로
고개 내미는 가시 하나 있었지

공업용 미싱으로
제 어린 나이를
밤새 박아대던
내 누이의 고개숙인 등 너머로
거세게 뿌려대던 빗줄기

구멍난 양말 뒤집어
땜질하는
어머니의 재봉틀 바늘귀로
숨가쁘게 넘나들던
당신의 젖은 발자국

테엽이 부서져 멈추어 선
벽시계의 구부러진 추 위에
바람맞은 빈 몸을 쉬어도
늘 아쉽던 새벽

나무잎이 떨어지고 있어
낙엽진다고 다 소낙비 탓은 아니야
바람이였어
가시에 걸려 흔들린
바람인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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