꼽추

2009.02.16 07:37

강성재 조회 수:409 추천:112

야수(野獸)의 대륙에서
끊임없이 몰아치는 모래바람을 맞으며
피에 절은 손으로
무덤처럼 적막한 등을 문지르고 있었다
풍화에 시달려 망가진 얼굴들을
왜 어제까지도 다정하던
저 바다 건너의 불빛을
부서진 시간의 태엽을
나는 끝없는 파도의 맥(脈)으로만 보아야 하는가
파도를 넘은 역사의 한 편린
사막을 태우는 불
대륙의 식민(植民)………, 꼽추
그리고 석양에 잠든 수평
말하자면 사막에 뿌리 내린 씨앗같은
아니면 꼽추 이전의 어린 새
이런 정겨운 것들은
원경(遠景)으로만 넘나들고
투명하게 투시되는 것들은
구부러진 등 너머
젖은 빵 속에서만 자라는가
가령, 모래바람이 만든 꼽추라 하자
자학의 술잔을 들이키며
두 대륙의 바람 사이
몰아치는 회한의 괴성을
한등판 가득
한(恨)으로 짊어 졌는가
나는것을 잊어버린 새처럼
이제는 천형(天刑)이된 고뇌를 삭히기 위해
덫에 걸린 독수리의 절규같은 격한 풍랑에
일엽편주(一葉片舟)
흔들려야 하는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꼽추 강성재 2009.02.16 409
199 나목(裸木)은 지난 여름을 기억하지 않는다 강성재 2009.02.10 458
198 입춘(立春)무렵 [1] 강성재 2009.02.05 465
197 [re] 선물받은 시집 [1] 이기윤 2009.02.04 466
196 설야(雪夜) 강성재 2009.01.28 491
195 선물받은 시집 강성재 2009.02.03 498
194 정월대보름달 강성재 2009.01.30 494
193 서기(瑞氣) 강성재 2009.01.27 445
192 送舊迎新 [2] 강성재 2008.12.19 491
191 忘年 望年 강성재 2008.12.19 424
190 가는년 오는년 강성재 2008.12.13 453
189 울 엄니 강성재 2008.12.06 481
188 12월의 기도 강성재 2008.12.04 381
187 부스러기 강성재 2008.12.02 399
186 아름다운 여자 강성재 2008.12.03 501
185 질항아리 강성재 2008.11.21 406
184 넝쿨장미 [3] 강성재 2008.11.18 378
183 너에게 [2] 강성재 2008.11.07 446
182 시월에 [2] 강성재 2008.10.31 479
181 [3] 강성재 2008.10.31 513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0
전체:
48,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