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부끄러워,너무도 부끄러워

2014.05.01 03:43

강성재 조회 수:256 추천:34

모두가 내 아이들인데
모두가 내 자식들인데
일어서지도 못 하고 파도 속에 누워 잠들어 있다
피지도 못한 봉우리들이 차디찬 바다 속에 버려져 있다
염원처럼 기도하던 그 많던 노란 리본들을
단 하나도 살려내지 못하고
검게 검게 검은 피를 흘리는 상복으로 갈아 입히고 있다
악귀 같은 70노인은 제 한 몸 살겠다고
아이들은 수중고혼을 만들어 놓고 펜티 차림으로 도망을 가고
모두가 지옥 불 같은 죄인뿐인 이 나라의 높으신 분들은
아무도 내 탓이요 내 탓이요 통곡하는 놈 하나 없이
네 탓이요 네 탓이요 더러운 혓바닥만 굴리고 있구나
움직이지 마라 선실에 있어라
어른 말 잘 들은 죄로 죽어 간 아이들을 바다에 묻어 놓고
이 나라의 어른들은 그래도 살겠다고
부끄러운 밥 숟갈을 들고 있구나
너희를 살리지 못한 이 나라의 어른들은
모두가 죄인이다
결단코 용서하지 말거라
용서하지 말거라
구멍 난 세월 호에 꽃다운 세월을 묻어버린 저 아이들
세월이 흐른다고 엄마는 살아갈까
아빠는 온전할까
죽음의 공포 앞에 뱃 기둥 부여 잡고
엄마 아빠를 목 놓아 불렀을 저 아이들
이 죄를 이 나라 어른들은 어떻게 씻을 건가
이 나라 위정자들은 어찌 갚아 낼 건가
부끄러워 부끄러워 너무도 부끄러워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구나
차마 목 놓아 울 수도 없구나
차마......
차마 조문조차 하기가 부끄럽구나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8.05

오늘:
0
어제:
0
전체:
48,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