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숲속
2010.04.08 14:18
어느틈엔가 숲은 원시로 접어 들었다
이따금 풀벌레 소리 들린다
거미줄같은 적요가
나를 빨아 들이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
까막눈으로 마냥 걷는다
발아래 밟히는 무수한 풀잎들
발바닥의 감촉이 관능적이다
어둠에서도 환하게 피어있을
저 이름 모를 꽃들
발아래 눕는 풀잎들
툭툭 발길에 체이는 잔돌멩이 까지
제 나름의 불을 밝힌다
오래 숲속을 걸으면 모든것이
등불이 된다
가던길 멈추고 뒤돌아 본다
환하게 빛나는 저 많은 불빛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밟으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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