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계곡에 집 한 채 짓고

2010.08.19 14:43

강성재 조회 수:803 추천:178

가파른  길을  밟고  밟아  숨막히게
간절하게  찾아  오르면
어딘가  아니  있으리
산새마저  미처  못  본
깊고  아늑한  계곡이
무심세화(無心世華)인듯
고즈넉히 누워  있으리

그래,산영( 山影)도 숨어  잠드는
심산계곡에  
목각집 한  채를 손수  지으리, 그래놓고
나드는  샛바람에  발을  말리고
흐르는 계곡물에 온몸을 씻어
가난해도  외로워도
결이  고운 집  한  채
정결한  목각집  주인으로  산다

하여, 때로는
이  산하가  모두 내  것인  듯 싶지만
아닌게야
한뼘의 바위틈에  몸을 뉘여도 좋고
풀잎만 씹고 살아도 은혜롭지 않으리
해서,
길목을 지키는 썩은 고목의
그루터기를 다시 돌아
낯선  포수의 길을 떠나야 할 때도
목각집 한 채 품고서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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