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또 이렇게

2011.02.18 15:05

강성재 조회 수:763 추천:194

아내의 손을 잡고 잔설 드문드문한 산 오솔길 걷는데
바람에 날아간 아내의 털모자
날아가 앉은 곳은 썩은 나무둥치 옆
뛰어 가 모자를 집어 올리는 순간
오, 이런
낙엽더미 비집고 노오랗게 고개 내미는 가녀린 줄기 하나
새로이  태어나는 새로운 생명

부활하는 것이 어찌 성자( 聖子)뿐인가

벽처럼 둘러선 나무들을 지나
마른 털 무수히 날리는 숲들을 지나
잔설 밑에 고요히 엎드려

죽은 것들이
태어나는 것들에 기대어
부활을 꿈꾸는
아, 봄
또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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