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30 07:37

빌라도의 오판誤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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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도의 오판誤判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을 보면서
오정방


정죄를 하던지, 아니면 무죄를 선언하던지
생사를 가름할 일생일대의 재판,
우리의 친구 예수에게서는
한 점 의혹도 찾지 못했던 빌라도,
그래서 강도 바라바를 십자가에 달고
죄없는 예수를 놓아 주기를 내심 바랬던
빌라도, 당신의 고민은
뜰에 모인 군중들의 함성에 묻혀
돌이킬 수 없는 오판을 남기니
당당했던 총독 빌라도여!
당신의 두 귀에는
눈 앞에 보이는 군중들의 소리만 들리고
당신의 뜰 밖에서
예수를 강도 대신 놓아주기를 고대하는
절대다수의 참된 침묵은 왜 읽지 못했나
뒤집을 수 없는 당신의 그 판결로
사도신경에 기록되어 영원히 가는
불쌍한 저주의 그 이름, 빌라도

<200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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