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미처 돌아보지 못한
뒷뜰에 청색 수국 수 십송이
탐스럽게 피었다
저들이 바라볼 것이라곤
오직 하늘밖에 없어서
꽃송이가
저토록
파랗게 물이 들었나보다
             <2002. 8. 3>   -졸시 '수국을 바라보며

7월 한 여름 아침
집 울 안에
푸른 수국이 피어 있을 때
그 앞에 서면
자꾸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수국은 왜 하늘 빛깔을 닮았을까
그리움이 다 하면
저렇게 색깔도 옮아지는가

오늘도
수국의 갈한 목을 축여주며
하늘 한 번, 수국 한 번
또 수국 한 번, 하늘 한 번
번갈아 쳐다본다

어느 새
나도 닮아 푸른 마음이 된다
              <2003. 7. 2>   -졸시 ‘울 안에 핀 수국 앞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뜨락에 수국이 풍성하게 피고 있다.
작년보다 키도 많이 자랐고 꽃송이도 한층 많아 보이고 초록
잎사귀도 더욱 진해 보인다.
수국의 꽃말이 무엇이며, 왜 이름을 수국이라고 붙였는지, 그리고
원산지가 어딘지를 지금 나는 잘 모른다.
다만 10년 전에 이 주택으로 이사왔을 때 조그만 두 그루의 수국이
울 안에 심겨져 있었고 나는 따가운 여름철에 호스로 물줄기를 대어
준 일 밖에 없다. 그런데 다른 꽃나무보다 어쩐지 애착이 가기로
물도 더 오래 주고, 가지도 정성스레 잘라주면서 위와 같은 두 편의
시를 재작년과 작년 여름에 써보았다.
지난 주말에도 정원수들에 물을 주면서 이 수국 앞에서 오래토록
머물며 또 한 편의 시를 구상했지만 완성하지는 못했다.
비록 꽃망울이 맺힐 때와 꽃이 함박 피어 났을 때, 그리고 꽃잎이
시들어 퇴색이 될 때는 각기 색깔이 변함이 있다해도 어쩌면 이것이
사람의 일생 같기도 하다는 생각마저 자꾸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사람사이에도 입장에 따라서는 친불친이 없을 수 없듯이 꽃중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있는가 보다.
우리집 수국은 나에게 여름을 더욱 여름답게 해주고 있다.

                                      <2004. 7. 14>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3 현대시 가을인줄 알겠습니다 오정방 2015.09.17 72
932 현대시 가자미 식혜 오정방 2015.09.14 193
931 현대시 간만에 오시는 비 오정방 2015.08.29 8
930 현대시조 간이역 오정방 2015.09.14 34
929 현대시 갈등葛藤 오정방 2015.08.17 53
928 현대시 갈등葛藤 오정방 2015.08.29 19
927 갈매기들의 죽음 오정방 2015.08.13 89
926 신앙시 감사성령感辭聖靈 오정방 2015.09.14 41
925 감사와 행복사이 오정방 2015.09.14 99
924 수필 감사의 조건 세어보기 오정방 2015.08.13 93
923 감옥監獄 오정방 2004.02.04 614
922 현대시 강가에 서서 오정방 2015.09.10 124
921 수필 강물은 흘러야 제 맛이다!! 오정방 2015.09.17 150
920 현대시 강원도 찰옥수수 오정방 2015.08.27 145
919 강을 보다, 바다를 보다 오정방 2004.06.04 660
918 신앙시 강하신 주여 오정방 2015.09.08 286
917 현대시조 거울보기 오정방 2015.08.17 84
916 현대시 걱정마라! 오정방 2015.09.15 122
915 현대시 걷는자만이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오정방 2015.08.17 110
914 풍자시 겁나는 심부름센터 오정방 2015.08.17 47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21
어제:
18
전체:
193,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