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5.08.12 05:32

저렇게도 푸른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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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저 하늘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에겐 도화지
곡보를 적고 싶은 사람에겐 오선지
글씨를 쓰고 싶은 사람에겐 화선지
시詩를 짓고 싶은 사람에겐 원고지

오늘은
저 하늘에 그림 한 폭 그리고 싶다

           <2002. 7. 16> 졸시 '푸른 하늘은’



우리집 알람시계는 새벽 4시 35분이면 어김없이 고함을 지른다.
‘굳모닝, 이트 이스 포 뜨리 파이브 에이엠’
‘굳모닝, 이트 이스 포 뜨리 파이브 에이엠’
..............................

만일 스윗치를 눌러 끄지 않는다면 9번은 이렇게 계속 외쳐대는
알람시계 때문에 새벽 4시 35분에는 꼭 일어나게 된다.
전날 밤, 주인이 몇시에 침대에 들었던지에는 아랑곳없이 시계는
오직 제 할 일을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다.
부지런히 양치, 세수하고 외출복으로 갈아 입은 뒤 골방으로 들어가
잠시 기도하고 매일 매일 쓰고 있는 성경을 몇절 옮겨 쓰고 난 뒤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 그라지 문을 연다. 시계는 5시를 좀
못미치는 시간.
요 며칠 사이에 느낀 것인데 차고의 자동문이 스르르 올라간 그 뒤로는
시야에 푸른하늘, 정말 푸른하늘, 구름이라곤 한 점도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푸른 하늘이 눈앞에 전개된다. 보이는 것이 있다면 지금은 이름을
잊어버린 커다랗게 보이는 새벽별 하나만이 푸른 하늘에 윙크하듯 눈에
들어온다. 날이 차츰 밝아오면서 더 멀리에서 찾아온 별들은 이미 다들
숨어버린 모양이다.
그 큰 별 이름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겠거니와 위의 졸시
‘푸른 하늘은’을 쓸 적에는 분명히 새벽은 아니었던 싶다.

벌써 하늘만 보고도 오늘은 무지하게 덥겠구나 하는 짐작이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난 며칠은 낮기온이 화씨 100도에 가깝다. 섭씨로
치면 35도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낮에 에어콘을 켜도 시원한 맛은
없어서 도로 문을 열고 선풍기를 튼다. 고국에서도 무더위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데 세월이 갈수록 지구가 온난화 되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여름은 이렇게 여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때가 너무 가까운
탓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 한 여름에 하얀 눈발이 성성한 겨울을 생각케 하는 계절이다.

                                   <2004.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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