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병의 아들
오정방
헌병의 아들은 슬프다
일본헌병의 아들은 더욱 슬프다
지금
일본헌병 오장의 아들은 가슴이 찢어진다
신문에 장황하게 늘어 놓은
기사를 보니까
남의 일이지만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설사 아버지에게 잘못이 있었다 해도
아들에게까지 이런 영향이 있을줄이야
몹쓸 연좌제가 되살아 난 것일까
그렇다고
아버지를 원망하지는 말아라
곱던 밉던 아버지는 아버지다
에이, 오장동에 가서
시원한 냉면이나 한 두 그릇 먹어치우고
노래방에 가서 한 곡 때릴 일이다
곡명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
<2004.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