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 올라
오정방
설악산을 찾아갔을 때
대청봉에 올라본 적이 있나요
북한산을 찾아갔을 때
백운대를 디뎌본 적이 있나요
지리산을 찾아갔을 때
천왕봉을 밟아본 적이 있나요
한라산을 찾아갔을 때
백록담을 안아본 적이 있나요
더 이상 이제 오를 곳도 없고
구름조차 저만치 비켜 떠있는
정상에 우뚝서서 사방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내 강토여!’
하고 감탄하며 수려함을 노래한 적이 있나요
‘이 백성 잘되게 하옵소서!’
‘이 나라 무궁하게 하옵소서!’
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기원해본 적이 있나요
<2004.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