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종야終夜에
오정방
찻던 둥근달이 기울어 가면서
그 빛깔도 차츰 희미해지고 있다
달님은 그믐으로 달리다가
때가 되면 초승으로 이어지고
또 보름이 되면 만월이 되어
다시금 환하게 빛나겠지만
그 달빛을 노래하는 인간은
오직 외길로만 치달아
돌아갈 수도
반복할 수도 없는 삶을 살아간다
인간에게 있어서 살아간다는 말은
죽어간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짧은 삶을 위해 애쓰는만큼
다가올
긴 죽음을 위해서도 깊이 생각하는 밤
인생에 두 번 없을 이 해 11월이
서서히 과거 속으로 잦아지고 있다
살날이 산날보다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04. 11. 3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73 | 현대시 | 자연自然은 | 오정방 | 2015.08.27 | 8 |
1072 | 현대시 | 간만에 오시는 비 | 오정방 | 2015.08.29 | 8 |
1071 | 이장시조 | 한 사람 | 오정방 | 2015.09.14 | 11 |
1070 | 현대시 | 산정山頂에 이르고자 하면 | 오정방 | 2015.08.13 | 13 |
1069 | 이장시조 | 어떤 진실 | 오정방 | 2015.09.14 | 13 |
1068 | 현대시 | 고국방문 | 오정방 | 2015.09.15 | 13 |
1067 | 시 | …원한다면 | 오정방 | 2015.09.16 | 13 |
1066 | 현대시조 | 동무생각 | 오정방 | 2023.08.12 | 14 |
1065 | 이장시조 | 불씨 | 오정방 | 2015.09.08 | 15 |
1064 | 현대시 | 관념차이 | 오정방 | 2015.08.12 | 15 |
1063 | 현대시 | 바람때문에 | 오정방 | 2015.08.29 | 15 |
1062 | 현대시 | 하지夏至 | 오정방 | 2015.09.01 | 15 |
1061 | 현대시 | 명처방名處方 | 오정방 | 2015.09.12 | 15 |
1060 | 시 | 생각해 보면… | 오정방 | 2015.09.16 | 15 |
1059 | 축시 | <축시> 사라진 노병, 윌슨빌에 오다! | 오정방 | 2023.07.28 | 15 |
1058 | 현대시 | 오늘, 희수喜壽를 만나다 | 오정방 | 2023.07.28 | 15 |
1057 | 축시 | 고비마다 넘치는 은혜로! | 오정방 | 2023.08.12 | 15 |
1056 | 축시 | 祝詩 / 등불되어 빛나리! | 오정방 | 2015.09.24 | 16 |
1055 | 이장시조 | 결자해지結者解之 2 | 오정방 | 2015.08.12 | 17 |
1054 | 현대시 | 이런 사람 가운데 | 오정방 | 2015.08.12 |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