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국수
오정방
밀가루로 만든 것은 국수이고
밀가리로 빚은 것은 국시라고
깔깔 그리면서 이 저녁엔
딸애가 말아 온 비빔국수를 먹었다
부침개도 얼마쯤 부쳤고
갈비도 좀 곁들였지만
더운 여름날 저녁
한 바탕 웃음을 반찬으로 한
비빔국수가 특미라고 칭찬하며
바른 말로 나는 흡족해 했다
내가 국수를 좋아한 것이
언제쯤부터인지는 기억이 없다
날씨가 더우면 냉콩국수
기후가 좀 서늘하면 이바지 국수
기온이 뚝 떨어지면 수제비를 청한다
제깍 제깍 대령하는 고마운 아내
지금 내 배가 조금 나온듯 한 것은
순전히 밀가루 탓이다
아니다 그동안
거절하지 않고 조리해주는 아내 탓이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국수를 좋아하는 바로 내 탓이다
아무렴 어쩌랴
이 나이에 배가 조금 나와 보인다고 한들
<2005. 8. 5>
*어제 저녁에 손녀 '찬미'를 데리고 자동차로
1시간 여 거리에 사는 딸네 집을 다녀왔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73 | 이장시조 | 미워하지 마라 | 오정방 | 2015.09.14 | 47 |
772 | 현대시조 | 여상如常 | 오정방 | 2015.09.14 | 81 |
771 | 현대시 | 하현下弦달 | 오정방 | 2015.09.14 | 93 |
770 | 이장시조 | 어떤 진실 | 오정방 | 2015.09.14 | 13 |
769 | 수필 | 이럴 때는... | 오정방 | 2015.09.14 | 113 |
768 | 이장시조 | 생생지리生生之理 | 오정방 | 2015.09.14 | 107 |
767 | 이장시조 | 한 사람 | 오정방 | 2015.09.14 | 11 |
766 | 이장시조 | 회자정리會者定離 | 오정방 | 2015.09.14 | 52 |
765 | 이장시조 | 연민憐憫 | 오정방 | 2015.09.14 | 26 |
764 | 이장시조 | 생生과 사死 1 | 오정방 | 2015.09.14 | 73 |
763 | 이장시조 | 변심變心 | 오정방 | 2015.09.14 | 17 |
762 | 수필 | 특별한 부채扇 | 오정방 | 2015.09.14 | 176 |
761 | 현대시조 | 충언忠言 | 오정방 | 2015.09.14 | 23 |
760 | 현대시조 | 가연佳緣 | 오정방 | 2015.09.14 | 51 |
759 | 현대시 | 내일 해는 내일 뜬다 | 오정방 | 2015.09.14 | 317 |
758 | 현대시조 | 간이역 | 오정방 | 2015.09.14 | 34 |
757 | 현대시 | 연鳶은 연줄 길이만큼만 날아오른다 | 오정방 | 2015.09.14 | 49 |
756 | 수필 | 참전용사 초청 오찬회 후기 | 오정방 | 2015.09.14 | 221 |
755 | 수필 | 어느 여인이 겪은 6. 25 한국전쟁 | 오정방 | 2015.09.14 | 237 |
754 | 현대시조 | 사랑은 | 오정방 | 2015.09.14 | 8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