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국수
오정방
밀가루로 만든 것은 국수이고
밀가리로 빚은 것은 국시라고
깔깔 그리면서 이 저녁엔
딸애가 말아 온 비빔국수를 먹었다
부침개도 얼마쯤 부쳤고
갈비도 좀 곁들였지만
더운 여름날 저녁
한 바탕 웃음을 반찬으로 한
비빔국수가 특미라고 칭찬하며
바른 말로 나는 흡족해 했다
내가 국수를 좋아한 것이
언제쯤부터인지는 기억이 없다
날씨가 더우면 냉콩국수
기후가 좀 서늘하면 이바지 국수
기온이 뚝 떨어지면 수제비를 청한다
제깍 제깍 대령하는 고마운 아내
지금 내 배가 조금 나온듯 한 것은
순전히 밀가루 탓이다
아니다 그동안
거절하지 않고 조리해주는 아내 탓이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국수를 좋아하는 바로 내 탓이다
아무렴 어쩌랴
이 나이에 배가 조금 나와 보인다고 한들
<2005. 8. 5>
*어제 저녁에 손녀 '찬미'를 데리고 자동차로
1시간 여 거리에 사는 딸네 집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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