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멜로디
-Larch Mountain 계곡에서
오정방
산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숨죽여 듣는다
길다가 짧게
높다가 낮게
졸졸졸 줄줄줄
바위틈을 휘돌아가며
부지런히 흘러 흘러간다
울울창창한 나무들
사계절 밤낮으로
이런 경쾌한 물소리를 들으며
저만큼 키가 자랐구나
저만큼 몸이 불었구나
그러면서 잠시 착각한다
여기가
설악산 계곡인지
오대산 계곡인지
지리산 계곡인지
해가 저물어
내가 집에 이를 즈음이면
이토록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고 떠난
맑고 맑은 이 계곡수는
바다를 향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 어디쯤을
빠르게 빠르게 흘러가고 있을까?
<2005. 9. 5>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13 | 현대시조 | 일모도원日暮途遠 | 오정방 | 2015.09.17 | 1452 |
912 | 현대시조 | 몸 | 오정방 | 2015.09.17 | 29 |
911 | 시 |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뻔한 세 사람 | 오정방 | 2015.09.17 | 160 |
910 | 수필 | 기록은 기억을 능가하나니… | 오정방 | 2015.09.17 | 192 |
909 | 현대시조 | 그의 손이 닿기만 하면… | 오정방 | 2015.09.17 | 109 |
908 | 축시 | 모교여, 영원무궁하라! | 오정방 | 2015.09.17 | 290 |
907 | 현대시 | 문자 받기 | 오정방 | 2015.09.17 | 73 |
906 | 시 | 아무나 할 수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다 | 오정방 | 2015.09.17 | 39 |
905 | 시 |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듣고 싶지 않은 호칭 | 오정방 | 2015.09.16 | 42 |
904 | 현대시 | 영정사진影幀寫眞 | 오정방 | 2015.09.16 | 129 |
903 | 시 | 시처럼 살다가 시처럼 가신… | 오정방 | 2015.09.16 | 119 |
902 | 현대시 | 우리 아버지 | 오정방 | 2015.09.16 | 91 |
901 | 현대시 | 시인의 병실 | 오정방 | 2015.09.16 | 62 |
900 | 현대시 | 36,516 | 오정방 | 2015.09.16 | 41 |
899 | 축시 | 에벤에셀의 은혜로! | 오정방 | 2015.09.16 | 76 |
898 | 현대시 | 산정무진山情無盡 | 오정방 | 2015.09.16 | 110 |
897 | 초현실시 | 국방위원장의 사과 | 오정방 | 2015.09.16 | 39 |
896 | 현대시조 | 내가 맞은 고희古稀 1 | 오정방 | 2015.09.16 | 178 |
895 | 현대시 | 파강회 | 오정방 | 2015.09.16 | 138 |
894 | 시 | (3행시) 신달자 | 오정방 | 2015.09.16 | 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