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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나비야 살살 달아 나거라
- 고향의 태풍경보를 접하고  
  오정방
  

                                                                  
태풍이란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한다
반갑지 않은 태풍
기다리지도 않는 손님
연중행사처럼
해마다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다

‘나비'*
이 고운 이름의 태풍이
고국의 내 고향에 경보를 내리게 하고
주민들을 긴장과 공포 속으로 몰고간다

‘50년대 말 사라호의 악몽이 되살아나**
멀리서, 너무나 먼 곳에서
마음 속으로 간절히 간절히 원한다

‘나비야, 나비야
탈내지 말고 제발 살살 달아 나거라’


                     <2005. 9. 4>




  
*2005년 9월에 발생한 태풍 제14호의 이름.
**1959년 9월, 태풍 사라호가 고향 울진을
  휩쓸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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