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의 원제原題와 부제副題에 대하여

  오정방
  

지난 여름은 참으로 무더웠다. 7월 끝무렵 몹시 따가웠던 어느 한 날,
이런 날이면 고향바다에 가서 첨벙 몸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어쩌지 못하고 있는데 이멜 한 통이 날아왔다.
미주의 텍사스주 휴스톤에서 발행되는 월간 ‘코리안 저널’이란
잡지로 판권에 적혀 있는대로라면10만부를 찍어 미주 전역에 무료배포
하는 책의 편집실에서 온 것이었다.
편지의 내용은 지난 해 12월호부터 매월 한 사람씩 미주지역의 시인
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8월호에는 나의 작품을 소개
하고 싶으니 시 1편을 시작노트, 근영, 약력과 함께 보내달라는 것이
었다.
그 동안 소개되었던 시인들을 열거하였는데 살펴보니 내가 잘 알고
있는 김영교, 문인귀, 오영근 시인등의 이름도 있는지라 마다할 이유
없이
작품을 보낸다는 것이 바로 나의 등단작품이기도 했던 <고향집 사진>
이었다.
나의 다른 작품에도 같은 경우가 있지만 나는 종종 제목 외에 부제를
적어 넣는 일이 있는데 이 시의 부제는 <생가生家를 떠올리며>였다.
8월 중순에 받아본 책을 열고보니 ‘재미동포 시인 수작시 초대석’
이란 코너로 1페이지에 시제와 잘 어울리는 칼라바다사진을 곁들여
정성껏 작품을 다룬 흔적이 보여 마음에 흡족했다. 그런데 시제를 보니까
원제는 흔적도 없고 부제副題가 제목으로 나와 있지 않은가. 편집실에다 대고
왜 그렇게 바뀌게 되었는가고 확인해 보려다가 그냥 접고 말았는데 사전
양해를 구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을 했다. 기왕 인쇄되어 미 전역에
퍼졌는데 따져본들 다시 회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에게 얘기하니까
부제도 글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다고 긍정적인 말을 하기도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다.
이 일을 통해서 때로는 부제가 원제보다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공감이
빨리 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조금은 하게 되었다.
아무튼 이 잡지가 미주에 배포된 뒤에 나도 받아보지 못한 즈음에
오래전 이곳에 살다가 아리조나 주로 이주한 K씨로부터 안부 멜이 오기도
해서 인쇄매체의 위력을 다시금 실감하기도 했다.

                                          <2005. 10. 4>


  



    ⊙ 발표일자 : 2005년10월   ⊙ 작품장르 : 시인의 수첩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3 수필 어느 문학 모임에서… 오정방 2015.09.01 164
752 현대시 39. 독도의 빨간 우체통 오정방 2015.08.26 164
751 수필 부엌 설거지 오정방 2015.08.25 164
750 현대시 손톱을 깍다가 오정방 2015.08.18 164
749 현대시 방울토마토를 먹을 때 오정방 2015.08.18 164
748 수필 이 어지러운 세상 오정방 2015.08.12 164
747 풍자시 제대말년이 중요하다 오정방 2015.09.08 164
746 현대시 쥐불놀이 오정방 2015.08.26 162
745 신앙시 누가 지으셨는가 아름다운 이 세계 오정방 2015.09.08 162
» 수필 시의 원제原題와 부제副題에 대하여 오정방 2015.08.25 161
743 가는 겨울, 오는 봄 오정방 2016.02.29 161
742 현대시조 오봉산은 알고 있네! 오정방 2015.09.17 160
741 현대시 다섯 번째의 사과Apple 오정방 2015.09.17 160
740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뻔한 세 사람 오정방 2015.09.17 160
739 현대시 꽁치 오정방 2015.09.10 160
738 현대시 그녀는 스무 한 살에 아름다운 동해를 처음 보았다 오정방 2015.08.27 160
737 신앙시 별이 멈춰 선 그곳에는 오정방 2015.08.25 160
736 현대시 독도, 네 이름만 들어도 오정방 2015.08.17 160
735 현대시 이소연, 한국 첫 우주인으로부터 온 편지 오정방 2015.09.08 159
734 현대시 사미고 오정방 2015.08.26 159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2
어제:
9
전체:
193,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