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25 06:30

샤워장에서

조회 수 1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샤워장에서
- 2005, 을유년을 보내며

  오정방
  

새해 병술년의 아침이 밝기도 전인
을유년의 마지막 저녁 시간에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내 지체들을 다독거리며
1년 365일을 샤워로 말끔이 씻어댄다

골 때리는 일을 만났어도 터지지 않았던 머리통 하며
흴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검은 머릿카락 하며
제 기능을 잘 감당해 주었던 이목구비와 수족들을
慧英?nbsp;비누로 문지르며 따뜻한 물로
감사하단 말을 혼자 조용히 중얼거리며 부벼댄다

가장 애쓰고 수고를 많이하였다고 생각되는 손,
오른손바닥으로 왼손을
왼손바닥으로 오른손을 위로하면서 문질러 주고
70키로그램의 썩어질 육체를 1년간 잘 지탱해 준
두 다리, 두 발, 열 발톱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특별히 한 번씩 더 씻어내는 부분은
듣지 않아도 좋았던 것을 들었던 귀,
안보아도 되었던 것을 보았던 눈,
혹시나 상처주는 말을 했을지도 모를 입

                           <2006. 1. 2>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3 축시 축하의 노래 오정방 2015.08.25 206
712 현대시 독도에 눈이 오는데 오정방 2015.08.25 81
711 가는 세월, 오는 세월 오정방 2015.08.25 317
710 현대시 또 하나의 고개를 넘다 오정방 2015.08.25 88
» 현대시 샤워장에서 오정방 2015.08.25 19
708 현대시 인생의 탑塔 오정방 2015.08.25 58
707 없이 없다 오정방 2015.08.25 39
706 현대시 고드름 오정방 2015.08.25 61
705 현대시 비Rain 오정방 2015.08.25 20
704 현대시 동치미 오정방 2015.08.25 86
703 현대시 손녀들 음성이 보약이다 오정방 2015.08.26 61
702 수필 제 때에 발표하지 않은 시詩 오정방 2015.08.26 107
701 신앙시 인간의 본분 오정방 2015.08.26 68
700 정신없는 세상 오정방 2015.08.26 88
699 수필 쉽게 풀어 쓴 '어린이 300자 사도신경' 오정방 2015.08.26 205
698 수필 쉽게 풀어 쓴 '어린이 200자 주기도문' 오정방 2015.08.26 178
697 현대시 월급봉투 오정방 2015.08.26 243
696 현대시 부지깽이 오정방 2015.08.26 80
695 왕의 그 여자 / 밧세바 오정방 2015.08.26 138
694 왕의 그 여자 / 에스더 오정방 2015.08.26 203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9
어제:
7
전체:
193,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