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고드름

by 오정방 posted Aug 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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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오정방
  

  

시골이라 눈깔사탕도 흔치 않았던
반세기도 훨씬 전 내 어릴 적 그것은
하나의 훌륭한 과자였었지
밤사이 내린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초가 지붕 추녀 끝에다 빚어놓은
수정같은 겨울의 얼음과자
아침에 일어나 눈비비며 내다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먹고픈 호기심마저 생겨서
발뒤꿈치를 높이 치켜 올리고
팔을 길게 내뻗어 겨우
먹음직 한 것 하나 손으로 뚝 따서
아직 영글지 않은 나약한 이로
야금야금 씹어 보았던 그 시절,
고드름이 무슨 맛이나 있었을까
이가 시리고 입안이 찬맛밖에는

                <2006. 1. 7>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