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들 음성이 보약이다
오정방
멈추지 않는 비를 바라보며
마음이 젖어있고
궂은 날씨로 인하여
기운조차 처져 있는데
손녀들의 전화음성을 듣고는
이내 힘이 솟는다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못 익힌
네 살박이, 두 살박이 손녀들이
서로 다투어가며 송화기에 대고
‘교회 할아버지’하고 블러대는
전화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온갖 잡념도 잊게 되고
없던 힘도 새로 생겨 나니
손녀들 티없는 이 목소리
적어도 내겐 보약이 분명하다
<2006. 1. 14>
⊙ 발표일자 : 2006년01월 ⊙ 작품장르 : 현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