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불놀이
오정방
은은한 달빛 아래
어린 동무들
삼삼오오 둘러서서
서로 앞다투며
쥐불을 돌린다
밤이 깊으면 깊을수록
불빛은 원을 그리며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깡통에다 대못구멍을
적당히 숭숭 뚫어
양쪽에 키만큼이나 긴
철사줄을 걸어메고
빈 통 속에는
솜뭉치에 석유를 좀 뭍여 넣고
참숯 몇 덩이를 알맞게 채워 넣고는
불씨를 댕겨 붙인 뒤
시계방향으로 서서히
그리고 힘껏 돌려대면
하늘도 같이 빙빙 돈다
지구도 함께 뱅뱅 돈다
참으로 신나던
그 어린시절의 쥐불놀이
<2006. 2. 13>
⊙ 발표일자 : 2006년02월 ⊙ 작품장르 : 현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