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봄날 뒤뜰에서

by 오정방 posted Aug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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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도
해도 너무 했던 것 같다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로되
너무 무관심 했단말 족히 들을만 하다

창너머로 바라만 보았을 뿐
이렇게 뒷뜰을 밟아 본 것이 얼마만인가

지난 번 비 그친 날로부터 역산하여
40일 사이에 비온 날이 35일이었다니
이것이 조그만 변명이 될지 모르겠다

반짝 날씨가 개인 주말 오후시간
작심하고 뒷뜰에 나섬은
해묵은 낙엽더미를 치우고
잔디사이로 삐죽 삐죽 돋아난
민들레를 솎아 내고자 함이었다

잠자코 있던 뒷뜰이
기지개를 켜며 내게 말을 걸어 온다
‘댁은 뉘시오,
우리 주인장은 못보셨소?’
너스레냐 빈정거림이냐 지극한 반가움이냐

열매조차 제대로 못 달아낸 사과나무 한 그루가
한 쪽에서 아직도 앙상한 몸을 들어낸 채
고개를 기웃거리며 동감이라도 하듯 씩 웃고 있다

                                <2006.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