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인터넷 바다에 떠도는 미아들

by 오정방 posted Aug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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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로, 내 가슴으로 쓰여진 작품들이
사전 양해없이 네티즌에 픽업되어
어디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알고플 때
나는 가끔 검색창에서 내 이름을 찍어본다

더러는 어느집 대문에서 보초를 서고 있고
더러는 어느집 사랑에서 낮잠을 자고 있고
더러는 어느집 안방에서 호강을 받고 있다

넓고 넓은 인터넷 바다
타의로 마실나간 작품들이
원작자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없이
그만 돌아오는 길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오늘도
넓은 인터넷 바다를 둥둥 떠돌아 다닌다

                          <2006.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