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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이 늙어가는 것을 보노라면

  오정방
  

나는 매일 나를 보니까 그런지
별로 늙어가는 줄 모르고 지내건만
어쩌다 동생의 근영을 영상으로 보노라면
나보다 여섯 해나 아래인 그도
세월은 어쩔수 없는지
초로의 모습으로 맥없이 늙어가는 것이
못내 가슴이 아리어 온다

울엄마 같은 젖 물고 자라며
티없이 함께 딍굴던 유년시절이
주마등처럼 이 시간 눈앞을 지나가는데  
어느 새 그도 육십을 바라보게 되었으니
꽉 잡을 수 없는 세월을 어이하리

코흘리개 꼬맹이 내자식들이
시집 장가를 가서 다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자라 벌써 학교를 다니는데
세월이 더디간다고 누가 어찌 말하랴

어쩜 나이 한 살 더먹는 생일은
너 나 할 것 없이
축하받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내 동생이 늙어가는 것을 생각하면
내가 늙는 것보다 사실 더 가슴이 아리다

<2006. 6. 1>






  
* 아우 태방太芳군은 '47년 丁亥생.
  오늘은 그의 59번째 생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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