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스무 한 살에 아름다운 동해를 처음 보았다
오정방
아름다운 동해를 그녀가 처음 본 것은
그 나이 스무 한 살 때였다
바다가 없는 서울에서 태어나
보통아이들과 다를바 없이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또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다시 학교 다니고 졸업하느라
좀체 서울을 벗어나질 못했던 모양이다
방학도 많았고 수학여행도 갔었지만
동해를 지나가지 않는 일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누구나 신비스런 동해를 보지않고
바다를 보았다는 말은 자제할 일이다
그녀가 눈부신 동해를 처음 본 것은
순전히 나 때문이었다
다른 남자를 만나기 전에
동해를 고향으로 둔 나를 만난 때문이었다
아직 새색시가 되기에 앞서
나의 고향집 앞 푸른바다를 봐버린 그녀는
넘실대는 바다를 보고 자란 나에게
마침내 마음을 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녀를 아내로 맞게 된 것은
어쩜 그 푸른 동해 때문인지도 모른다
1년 모자라는 40년 전의 그 기억들이
엄청 무더운 이 한 낮에 뜬금없이 떠올라
부부가 되어버린 우리는 옛추억을 더듬으며
언제고 가야할 고향의 그 앞바다를
이국땅에서 큰 그리움에 지금
이렇게 맘속으로 유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6. 7. 27>
*필자의 고향은 경북 울진(온양 1리, 양정)
현대시
2015.08.27 06:18
그녀는 스무 한 살에 아름다운 동해를 처음 보았다
조회 수 160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3 | 신앙시 | 주여, 임하사 받으시옵소서! | 오정방 | 2015.09.15 | 242 |
212 | 수필 | 가을 단풍은 점점 짙어가는데 | 오정방 | 2015.08.25 | 243 |
211 | 현대시 | 월급봉투 | 오정방 | 2015.08.26 | 243 |
210 | 현대시 | 불보다 물이 더 무섭다 | 오정방 | 2015.08.27 | 243 |
209 | 수필 | 고향은 늘 마음 속에 | 오정방 | 2015.09.10 | 243 |
208 | 초현실시 | 제 18대 대선출마를 희망하려거든.. | 오정방 | 2015.09.08 | 244 |
207 | 수필 | 신작 찬송가 발표회가... | 오정방 | 2015.09.10 | 244 |
206 | 현대시 | 흘러간 짝사랑 | 오정방 | 2015.08.12 | 245 |
205 | 수필 | 산 위엔 지금도 흰구름이 떠돌고 | 오정방 | 2015.08.18 | 245 |
204 | 현대시 | 시래기 죽粥 | 오정방 | 2015.08.29 | 245 |
203 | 현대시 | 아내의 손 | 오정방 | 2015.09.12 | 247 |
202 | 수필 | 이소연, 우주로 올려보낸 시편들... | 오정방 | 2015.09.08 | 248 |
201 | 현대시 | 이소연, 우리는 두 손 모아 비노니! | 오정방 | 2015.09.08 | 252 |
200 | 현대시 | 지금도 탑동공원의 그 함성이... | 오정방 | 2015.09.15 | 253 |
199 | 현대시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점 차이로만 일본을 이겨다오 1 | 오정방 | 2015.08.26 | 256 |
198 | 수필 | 다시 태어나는 詩 1 | 오정방 | 2015.09.10 | 256 |
197 | 현대시 | 아직은 이별의 노래를 부를 때가 아니다 | 오정방 | 2015.09.15 | 256 |
196 | 현대시 | 지금 인생의 몇 시를 지나고 있습니까? | 오정방 | 2015.09.16 | 256 |
195 | 현대시 | 자치기 놀이 | 오정방 | 2015.09.12 | 257 |
194 | 수필 | 희한한 농구籠球시합 이야기 | 오정방 | 2015.09.01 | 2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