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녀는 스무 한 살에 아름다운 동해를 처음 보았다

  오정방
    

아름다운 동해를 그녀가 처음 본 것은
그 나이 스무 한 살 때였다
바다가 없는 서울에서 태어나
보통아이들과 다를바 없이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또 학교 다니고 졸업하고
다시 학교 다니고 졸업하느라
좀체 서울을 벗어나질 못했던 모양이다
방학도 많았고 수학여행도 갔었지만
동해를 지나가지 않는 일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누구나 신비스런 동해를 보지않고
바다를 보았다는 말은 자제할 일이다
그녀가 눈부신 동해를 처음 본 것은
순전히 나 때문이었다
다른 남자를 만나기 전에
동해를 고향으로 둔 나를 만난 때문이었다
아직 새색시가 되기에 앞서
나의 고향집 앞 푸른바다를 봐버린 그녀는
넘실대는 바다를 보고 자란 나에게
마침내 마음을 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그녀를 아내로 맞게 된 것은
어쩜 그 푸른 동해 때문인지도 모른다
1년 모자라는 40년 전의 그 기억들이
엄청 무더운 이 한 낮에 뜬금없이 떠올라
부부가 되어버린 우리는 옛추억을 더듬으며
언제고 가야할 고향의 그 앞바다를
이국땅에서 큰 그리움에 지금
이렇게 맘속으로 유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6. 7. 27>



  
*필자의 고향은 경북 울진(온양 1리, 양정)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3 현대시 월드컵, 스위스 시계를 멎게 하라! 오정방 2015.08.27 269
632 현대시 월드컵 16강 진출 좌절, 역시 알프스는 높았다 오정방 2015.08.27 82
631 현대시 *오정방의 2006 독일 월드컵 축구시 묶음(총10편) 오정방 2015.08.27 289
630 현대시 내가 자꾸 시를 써보는 이유 오정방 2015.08.27 147
629 현대시조 할미꽃 오정방 2015.08.27 93
628 현대시조 꿈속인들 오정방 2015.08.27 35
627 현대시 백록담의 추억 오정방 2015.08.27 134
626 현대시 불보다 물이 더 무섭다 오정방 2015.08.27 243
625 현대시 똑같은 시는 두 번 쓰여지지 않는다 오정방 2015.08.27 70
624 현대시 자연自然은 오정방 2015.08.27 8
623 이장시조 땡볕 오정방 2015.08.27 87
622 신앙시 웰비잉과 웰다잉 사이 오정방 2015.08.27 123
621 현대시 물구나무 서기 오정방 2015.08.27 139
» 현대시 그녀는 스무 한 살에 아름다운 동해를 처음 보았다 오정방 2015.08.27 160
619 현대시조 보이지 않거든 눈을 감아보렴 오정방 2015.08.27 176
618 현대시 7월이여 잘가라! 오정방 2015.08.27 72
617 신앙시 눈산, 눈산들 오정방 2015.08.27 115
616 향토시 울진 대게 오정방 2015.08.27 98
615 현대시 자명종自鳴鐘 오정방 2015.08.27 67
614 현대시 무더운 2006년 입추立秋 오정방 2015.08.27 54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54 Next
/ 54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7.07

오늘:
3
어제:
11
전체:
193,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