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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끝내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
- 미주동포 제임스 김의 조난과 죽음을 보고

  오정방
  
  
누구라도 가족과 함께
추수감사절 여행을 갈 수 있다
누구라도 줄거운 여행 중에
친지나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누구라도 눈덮인 밤길을
자동차로 주행할 수 있다
누구라도 길을 잘못들어
동서를 분간 못할 수 있다
누구라도 깜빡 실수하여
자동차 사고를 입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제임스 김이 그랬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시애틀의 친지를 방문하고
오레곤주 포틀랜드로 내려와 친구를 만나보고
예약된 숙박호텔을 향해 밤길을 가는데
내리던 비가 눈으로 변하여 산에서 길을 잃고
꼼짝 못한 채 조난을 당하여 9일간을 버티다가
구원을 요청하러 가족을 자동차에 남겨두고
눈쌓인 험준한 산악지대를 이틀 씩이나 헤매다가
맹수는 피하였으나 허기와 저체온을 이기지 못해
뒤쫓은 구조원들에게 마침내 싸늘한 시체로…

서른 다섯 그 젊은 나이가 아까운 재미 동포
주류사회에서 자기 몫을 단단히 해내던 유망주
마을로 나가 도움의 손길을 발견하지  못하면
대 여섯 시간뒤에  돌아오겠다던 아내와의 약속
끝내 지키지 못하여 죽어가면서 한이 되었으리
아내와 두 딸이 이틀 전에 구조된줄도 모른 채
구조대가 자신의 발자취를 뒤쫒는 것도 모른 채
차안에서 떨고 있을 네 살짜리, 일곱달 박이 두 딸
그 어린 것들 다시 보고 싶어 어찌 눈을 감았을꼬
그 사랑스런 것들 눈에 밟혀 어찌 눈을 감았을꼬

신문마다 대서특필, 방송마다 생중계를 하면서
보고 듣는 이들을 그토록 안타깝게 했었는데
제발 살아서 돌아와주기를 진정으로 빌었었는데
가족을 끔찍히 사랑했던 가장이라는 좋은 기억과
겨울철에 있을 수 있는 조난의 경각심을 심어놓고
인종과 국적을 떠나서 좋은 이미지를 남겨놓고
저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훌훌 이 세상을 떠나셨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조용히 눈을 감으시라
남은 가족이 가장없이 살아가야하는 것은 그들의 몫
훌륭한 남편으로, 좋은 아버지로 영원히 기억되리

<2006. 2. 7>


  
  
*필자가 살고 있는 포틀랜드에서 이런 비극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던 제임스 김(35세)은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추수감사절 연휴를 이용하여 씨애틀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고 포틀랜드로 내려와 친구를 만나고
11월 25일 목적지인 Gold Beach를 향하다가 밤중에 길을
잘못들어 산중(Oregon주 남부와 California 국경근처
Mt. Siskiyou National Forest)에서 눈에 갇혔고 쎌류라도
불통되어 29일가족이 실종신고를 내므로서 미국내에 큰
뉴스거리가 되었다. 조난 9일만에 아내와 두 딸은 4일
구조되었지만 구원을 청하러 이틀 전에 떠난 가장은 끝내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산중에서  헤매다가 저체온증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었고 12월 6일 그의 사체는 뒤따라가던
구조대가 발견했다.

*부인 Kati Kim (30) 1997 Univ. of Oregon 대학원졸업,
딸 Pinelope(4살), Sabine(7개월)

*사진: http://www.c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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