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은 밤에 자란다
오정방
여성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남성들은 아침마다 전쟁이다
어제 아침도, 그제 아침도 그랬다
자기 전까지는 멀쩡하던 얼굴에
내가 잠든 밤 수염이
고몰 고몰 나 몰래 기어나와
눈 비비며 거울 앞에선 이 아침에
면도질을 바로 하지 않고는
그냥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만든다
낮에는 꼼짝않든 것들이
피곤한 육신이 잠든 틈을 골라
저는 자지 않고
밤에만 소복 소복 자라는가보다
아예 작정하고 한 석달 열흘쯤
면도질을 하지 않으면
내 꼴이 어떻게 변해버릴까,
여자에게 수염이 나지 않음은
얼마나 다행하고 복된 일인가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며
계속 면도기를 돌려대고 있다
<2007. 1. 20>
현대시
2015.08.29 09:19
수염은 밤에 자란다
조회 수 100 추천 수 0 댓글 0
-
흔적
-
내 나이 66
-
어떤 연기煙氣
-
온돌방溫突房
-
함박눈이 펑펑…
-
내복을 입을 것인가, 말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
수염은 밤에 자란다
-
봄이 오는 길목
-
황금돼지란 없다
-
깜짝! 어느날 갑자기
-
양미리
-
누가 내 근육을 못보셨나요?
-
바람의 집은 숲이다
-
시래기 죽粥
-
충주에 갈 일이 있거들랑
-
찐쌀
-
엿치기
-
악플
-
먹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
-
지옥은 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