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은 밤에 자란다
오정방
여성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남성들은 아침마다 전쟁이다
어제 아침도, 그제 아침도 그랬다
자기 전까지는 멀쩡하던 얼굴에
내가 잠든 밤 수염이
고몰 고몰 나 몰래 기어나와
눈 비비며 거울 앞에선 이 아침에
면도질을 바로 하지 않고는
그냥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만든다
낮에는 꼼짝않든 것들이
피곤한 육신이 잠든 틈을 골라
저는 자지 않고
밤에만 소복 소복 자라는가보다
아예 작정하고 한 석달 열흘쯤
면도질을 하지 않으면
내 꼴이 어떻게 변해버릴까,
여자에게 수염이 나지 않음은
얼마나 다행하고 복된 일인가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며
계속 면도기를 돌려대고 있다
<2007. 1. 20>
현대시
2015.08.29 09:19
수염은 밤에 자란다
조회 수 100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73 | 수필 | "17자시" 쓰기를 시도해 보면서 | 오정방 | 2015.08.12 | 99 |
1072 |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 오정방 | 2004.03.19 | 1074 | |
1071 | 시 | <시사시> / 무궁화는 반드시 다시 핀다! | 오정방 | 2023.07.28 | 43 |
1070 | 축시 | <신년시> 이 소망의 산위에 올라서서! | 오정방 | 2023.07.28 | 35 |
1069 | 축시 | <신년시> 아름답고 화평한 새해 되기를! | 오정방 | 2023.08.24 | 19 |
1068 | 축시 | <신년시> 아직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새해에는… | 오정방 | 2023.07.28 | 15 |
1067 | 축시 | <신년시>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 오정방 | 2023.07.28 | 19 |
1066 | 축시 | <신년시> 태양아 더 높이 솟아라! | 오정방 | 2023.08.12 | 112 |
1065 | 시 | <신년시> 평창설원에 태극깃발을 드높이자! | 오정방 | 2023.07.28 | 28 |
1064 | 시 | <조시> 이제 사명을 다 마치시고! | 오정방 | 2023.07.28 | 19 |
1063 | 현대시 | <조시> 황금길 드넓은 저 천국에서... 1 | 오정방 | 2016.05.31 | 346 |
1062 | 시 | <조시> 부디 영원안식 누리소서! | 오정방 | 2023.07.28 | 22 |
1061 | 시 | <조시> 불러도 대답 없고! | 오정방 | 2015.09.24 | 81 |
1060 | 시 | <조시> 주님 품 안에서 영생의 기쁨을! | 오정방 | 2023.08.12 | 28 |
1059 | 시 | <조시> 주님 품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 오정방 | 2023.08.24 | 34 |
1058 | 현대시조 | <추모시> 나라를 굽어살피소서! | 오정방 | 2023.08.12 | 24 |
1057 | 축시 | <축시> 더 큰 도약과 영광 있으라! | 오정방 | 2023.07.28 | 18 |
1056 | 축시 | <축시> 하늘의 뜻을 좇아 사신 은혜의 열매! | 오정방 | 2023.07.28 | 34 |
1055 | 축시 | <축시> 느껍다, 참으로 느꺼워! | 오정방 | 2023.08.12 | 110 |
1054 | 축시 | <축시> 사라진 노병, 윌슨빌에 오다! | 오정방 | 2023.07.28 | 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