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8.29 09:22

양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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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리

  오정방
  

  
십여년 전에 고향에서 보내온 마른 양미리
잘 쪄서 적절히 조리하여
양념간장에 찍어 맛있게 먹었던 아내
지금도 그것이 먹고 싶어 노래를 부른다

당장 고향집 형수에게 전화해서
양미리 몇 두름 보내시라 하면
어렵잖게 받아 먹을 수도 있겠건만
미국땅 멀리에서 산다는 핑게로
절기마다 제대로 챙기지 못한 주제에
사서 말리고 다듬고 포장하여 부쳐야 하는
번거러움을 끼칠 수가 없어서
그냥 그냥 모른채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 양미리가 한인마켓에 등장했다
반가운 김에 우선 한 두름을 사서
옛 생각하며 먹어보기로 한다
아내는 그 때를 생각하며 꿀맛으로 먹겠지만
나 어릴 적에 수도 없이 밥처럼 먹었던 양미리,
소금을 슬슬 뿌려 구워서도 먹고
조림으로 해서도 먹고 쪄서도 먹고
알벤 것들을 끼니마다 물리도록 먹었던 기억이
씹을 때마다 소록 소록 베어날 것이다

도루묵과 함께 겨울 별미인 양미리
오늘 내 입에 들어가는 이 놈들이
혹시 동해, 우리고향바다에서 온 것인지
아내를 마주보며 곰곰이 곱씹어 보아야겠다

<2007. 1. 27>



  
*양미리:양미리과洋絲魚科에 딸린 바닷물고기로서
        몸이 가늘고 모양은 멸치와 비슷하며 길이는
        15cm 전후. 등은 갈색이고 배는 은백색이며
        지느러미는 없다. 한국 동해에서 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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