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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1 10:17

희한한 농구籠球시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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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한한 농구籠球시합 이야기

  오정방
  

  
‘농구’하면 나는 아직도 신동파나 허재, 마이클 조던 같은 유명선수의 이름이
떠오르지만 그들은 다 정상적인 룰에 의하여 경기에 임했던 농구천재들이고
또 그들이 하는 농구묘기는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과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는데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농구는 그런 정석의 농구가 아니라 인원제한도
없고 또 연령제한도 없는 남녀의 구분도 없고 경험의 유무도 따지지 않는 그런
희한한 농구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하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룰이 없는 경기,
아니 있다면 룰이 없다는 것이 하나의 룰인 그런 경기를 한 번 상상해 보라.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 연휴로 주일예배를 마치고 월요일까지 1박 2일 예정으로
전교인 가족 수양회를 가진 곳은 후드산자락인 트라웃 크릭 바이블 캠프장이었
는데 찬송, 기도, 예배 등은 기본이고 교회비젼찾기, 촌극, 특강 등을 듣는 기회
이외에 특별활동으로 첫날은 축구, 줄넘기, 재기차기를, 둘째날은 말근 날씨에
유난히 푸른 잔디밭에서 줄다리기와 족구를 하고나서 실내 Gym에 들어가 인공
암벽타기와 농구를 하는 순서가 진행되었다.

이 마지막 경기인 농구는 포복절도하는 희한한 농구시합이었다. 무조건 인원을
반으로 갈라 두 패로 나눈 남녀 혼성팀으로 상대방 바스켓에 30분 내에 볼을
많이 집어 넣는 팀이 이기는 경기였다. 상품이 있거나 트로피가 있는 것도 아니
었다. 위에서 말한대로 특별한 룰이 없었기 때문에 펄펄 뛰는10대에서 나를
포함한 60대에 이르기까지, 남자들과 여자들이, 경험자와 비경험자들이 범벅이
되어 시합을 하는데 얼마나 열심히들 붙잡고 늘어 지는지 골인이 좀체로 나오지
않았다. 농구공을 처음 만져본 여자성도들도 그런 괴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악착
같이 볼을 잡고 뛰는가 하면 상대방이 잡았을 때는 사정없이 물고 늘어졌다.
30분 사이에 바스켓에 들어간 볼은 모두 합쳐 10개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것도
4:6으로 우리편이 지긴 하였지만 그 어느편도 승리했다거나 패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모두가 승자요 모두가 패자였다.

다같이 한 바탕 크게 웃고 끝이 났는데 옆에서 구경하던 미국 청년들이 이런
치열한 농구게임은 생전 처음 본다고 파안대소하며 흥미로와 했던 농구籠球
아닌 농구弄球였다. 청년들은 모르겠거니와 나중에 알고보니 남녀 장년들은
다리와 팔에 모두 상처투성이가 되었다고 하면서도 아주 즐겁고 기억에 남는
게임이었다고 두고두고 되씹고 있었다.

< 2007.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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