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사람이 승리한다,/정용진 시인

2015.09.05 03:06

정용진 조회 수:236

겸손한 사람이 승리한다.

                                                              정용진 시인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은 승리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남에 앞서 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종래는 참고 양보할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 승리한다.

한문에 보면 미생지신(尾生之信)이란 말이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에 미생(尾生)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천심이 선하여 항상 기다릴 줄 알았고, 남에게 양보할 줄 알았다. 하루는 그가 연인과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는데 연인이 급한 일이 생겨서 제 시간에 오지 않는 바람에 미생이는 하천에 물이 점점불어나 그의 연인이 왔을 때에는 미생이는 다리 기둥을 붙들고 물에 잠겨 죽은 후였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은 몸을 죽여서 까지 신의를 지키는 미생이의 마음을 기려 믿음이 있으려면 미생이만큼은 있어야 한다고 하여 미생지신을 신의(信義)의 근본으로 기렸다. 이런 고사를 요즈음 여인들에게 알렸더니 그런 우직하고 미련한 미생이에게 시집을 안간 것이 오히려 다행한 일라고 말한다.

또한 송나라 양공은 초나라 군사들의 침입을 맞아 홍수(泓水)에서 싸우기로 하였는데 적군이 강을 건너 왔는데도 공격을 하지 않았다. 참다못해 적군은 많고 아군은 적으니 공격을 서두르라는 서형(庶兄) 목이(目夷)의 진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양공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남의 약점을 노리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고 거부하다 종래는 초나라 군사에게 참패하고 부상당하여 양공은 이듬해 죽었다.

이를 일러 세상에서는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고 칭하며 인()의 근본으로 기리고 있다. 부자지간에도 큰 떡은 자기 망태기에 넣는다는 험한 세상, 남을 먼저 배려하는 이해의 마음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이 세상은 나만이 홀로 살 수 없는 곳이요,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도 부부만이 살 수는 없는 다각적이요, 복합적인 세계다. 상부상조와 선린우호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의 사회를 이룩하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劉備)는 무릉도원에서 관우(關羽) 장비(張飛)와 도원의 결의를 맺고 형제가 되었고, 그들은 난 날은 달라도 죽는 날은 같게 하자고 다짐하였다. 그 후 유비는 한실 복원을 꿈꾸는데 조조의 힘이 날로 강성해져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때 유비는 자신에게 유능한 군사(軍師)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승 사마휘(司馬徽)에게 군사의 천거를 요청하자 사마휘는 복룡(伏龍). 와룡(臥龍) 제갈량(諸葛亮)과 봉추(鳳雛)중 한사람을 택하라고 권면 하였다. 하여 유비는 와룡 제갈량을 택하기로 마음먹고 그이 거처를 두 번을 방문 하였으나 출타중이라서 만나지 못하고 계속하여 세 번째 방문 때에 제갈량을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드디어 군사로 모시기로 하였다. 유비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머리를 숙이고 겸손 하였다.

그 후 세상에서는 이를 칭하여 삼고초려(三顧草廬)라 하여 최대한으로 자신을 낮추고 위대한 인격자를 스승으로 모신 그의 겸양의 정신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로 인하여 유비는 제갈량의 지혜와 지략으로 조조(曹操)의 위(). 손권(孫權)의 오()와 유비(劉備) 촉한(蜀漢)의 삼정(三鼎) 지국이 형성 되었든 것이다.

속어에 급하면 돌아가라는 명언이 있다. 사소한 일에 자신의 성질을 다스리지 못하고 난동을 부리다가는 종래는 남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외면을 당하게 된다.

 남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되도록 남의 장점과 고마웠던 점을 내세우 단점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고 서로 간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음덕이 된다.

세상 속에 나는 없고 남이 들어와 존재하는 허허벌판, 그래서 인간들은 항상 마음이 불안하고 허전하고 서글퍼진다. 사랑이 없는 사람들은 내 눈에 들보는 아득히 잊고 남의 눈에 티만을 들춰내면서 침을 튀기고 흉보기에 열을 올린다.

문호 셰익스피어는햄릿의 입을 통해서 인간의 위대성을 역설했다. “인간은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가. 이성은 얼마나 고귀하고 능력은 얼마나 무한한가. 그 형상과 동작은 얼마나 명확하고 훌륭한가. 행동은 마치 천사와 같고 이해력은 신과 같다. 세계의 미요, 만물의 영장이다라고 인간을 예찬하였다. 인간으로서 인간을 예찬한 극치의 찬사다.

하나같이 지상에서 일회적으로 주워진 삶. 우리 모두는 이를 아름답게 열매 맺기 위하여 서로 양보하고 겸손해지며 사랑하자. 결국은 겸손히 양보하는 것이 인간이 승리하는 삶의 둘도 없이 고귀한 불변의 진리다. 맹자가 사양지심(辭讓之心)을 인()의 근본이라 이른 것이 바로 이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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