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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8 05:03

추억의 동해東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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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동해東海

  오정방
  

  



동해를 바라보지 못한지가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국으로
이민 오기 전에 고향에 내려가 드넓고 드푸른 동해를 마지막 바라본
것이 올해로 20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동해, 그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 너무나 친숙하고 익숙한 푸른바다를 떠올리면 아련한 기억들이
하나하나 머리 속을 스쳐간다.
가끔은 시詩로, 때로는 수필로 심정을 담아두지만 말이나 글이란 것은
진실을 그대로 옮겨놓기엔 너무나 부족한 것이어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그런 채로 20세기 말에 생가를 그리면서 ‘고향집 사진’이란 시詩로
한국문단에 등단을 했다.


고국을 방문한 아들녀석이
내 살던 옛집을 사진기에 담아왔다
꿈에도 아슴푸레 잊지 못하여
그림으로나마 한 번쯤 보고 싶다는
아비의 부탁때문이었다

우리동기 육남매 나서 자란 집
박넝쿨 가득했던 초가지붕은
그 새 빨간 양철지붕으로 모자를 썼으나
바람소리 청량하던 뒷뜰 대나무 숲은
아직도 실하고 푸르러 보인다

방 문 열고 툇마루에 나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하이얀 모래밭 너머로
파아란 바다가 온통 출렁이는 집
눈만 뜨면 가슴 설레도록 다가오는
동해의 일출 황홀하게 바라보며
꿈많은 소년으로
십 년 가까이 이 집에서 살았다

세월은 빨리도 흘러서 벌 써 반 백년
그 세월에 눌려
오늘도 고향집 사진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은퇴 후를 생각한다

언제쯤일까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이민생활 정리하고 나 고향으로 돌아가면
내가 태어나 꿈꾸며 자랐던 집
그 툇마루에 들어누워
다시금 푸른하늘과 출렁이는 바다를
가슴 가득히 안게 될 것이다

  &nbs                  -졸시 ‘고향집 사진’ 전문



위의 졸시를 다시 읽어보며, 또 동기간을 그려보며 어릴 적에 살던
생가를 지금 떠올리고 있다. 육남매 중 장형은 33살에 요절하였고
누님으로부터 동생까지 2남 2녀는 고국에 살고 있는데 나만 동떨어져
이 미국에 살고 있다. 이민온지 20년이 되었고 이제 은퇴도 했는데
나는 아직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저 고향의 동해
바다를 그리워 하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고 있거니와 그 바닷가에서
동심을 키우던 나날들은 또 한편의 시조를 쓰게 만들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내고향 생각할 때
비취빛 그 바다가 눈 감으니 보이시네
동해의 일출광경은 그릴수록 신비롭다

수평선 넘나들며 갈매기 춤을 출 때
헤엄치고 조개 줍고 돌팔매 겨루었던
동무들 그 뒷 소식이 오늘따라 사무친다

창파에 돛 단 배가 그림처럼 지나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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