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시
2015.09.08 05:09

어느 금의환향禁衣還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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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금의환향禁衣還鄕
  - 제17대 대선의 길목에서

  오정방
  
  
  
하도 많이 듣고 보아서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는 김경준이
미국에서 마침내 한국으로 압송되었다
그야말로 금의환향禁衣還鄕으로
방송, 신문, 잡지 할 것 없이
내노라하는 엘리뜨 젊은 기자들이
엘에이 공항에서, 인천공항에서, 검찰청에서
취재경쟁에 온갖 열을 쏟았다
싸늘한 수갑에 채인 그 손의 주인공이
수년 전에 고국에서 주가를 조작, 목돈을 챙겨
미국으로 달아났다는 그의 회사아름은
이젠 그 누구도 다 알게된 비비케이BBK
글쎄다  무슨 약자인지는 모르지만
빅뱅코리아Big-Bang Korea/BBK가 될지
베이비 본더 김 Baby Bonder Kim/BBK이 될지
핵폭풍으로 대선정국을 뒤 흔들어 놓거나
아니면 경천동지에 서일필로 끝나게 되거나
떡값에 너무 약한 검사영감님들의 수사를
손놓고 지켜볼 도리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필 선거가 가까운 시점에 돌아온 것도 그렇고
다 된 밥에 재뿌려질까봐 전전긍긍하는 이들과
지금이 바로 절호의 기회라고 길길이 뛰는 이들과
다들 자기 쪽에 유리하기를 바라는 꾼들 사이에
패인 골이 왜 이렇게도 깊단 말인가?

< 2007. 11. 16>

  
  

⊙ 작품장르 : 풍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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