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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0 09:19

고향은 늘 마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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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늘 마음 속에

  오정방
  

동해, 푸른 바닷가 조그만 내고향 마을 어귀에
오늘도 수문장처럼 버티고 서있는 한 그루의 향나무,
가볍게 바람에 날리던 씨앗 하나 어쩌다 거기 떨어져
풍우한설 견뎌내며 끊임없는 파돗소리에 키가 자랐고
쉴 새 없는 바닷바람에 몸이 굵어졌던 그 향나무,
아버지 때에도 있었고 할아버지 때에도 있었고
할아버지의 그 아버지, 그 할아버지 때에도 있었던
어릴 적 아무도 그 수령樹齡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아
아직도 내 머리론 그 나이를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족히 천년을 바라볼 그 늙디 늙은 향나무,
고향을 떠나가는 사람에겐 잘 다녀융?배웅하고
바람처럼 떠돌다 고향에 다시 돌아 온 사람에겐
잘 다녀왔느냐고 미소지으며 반겨맞는 그 향나무
비가 내릴 때는 빗줄기를 피하도록 팔을 벌려서 가려주고
햇빛 쏟아질 때는 그늘 밑으로 불러 주는 고마운 그 향나무,
나무 아래 응달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세상 돌아가는 사정엔 별관심 없는 동네 어르신네들
소일거리로 두는 장기판에 넌지시 훈수까지 하는 그 향나무,
북망산천으로 마지막 떠나가는 수 없는 꽃상여가
갈 길이 아무리 급하다해도 잠시 쉬어가도록
선뜻 자리를 내어주는 너그럽고 참 잘 생긴 그 향나무,
타향에 떠도는 수많은 고향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나는 현재 너무 너무 멀리 그를 떠나와 살지만
지금도 나 언제 고향땅에 돌아오나 고대하고 있을
그 늠름한 향나무가 오늘따라 몹시 그리워진다

                           - 졸시 ‘고향의 향나무’ 전문


이곳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11월 네째 주 목요일 바로 전날인 25일(수)
낮에 포틀랜드소망한인장로교회(담임 김창의 목사)내 언드우드 도서관이
주관한  ‘시와 음악을 벗삼아’란 테마로 개최된 음악감상과 시낭송회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위의 시는 바로 그 시낭송회에서 내가 낭송한 것이다.
주제가  ‘고향’이라고 사전에 연락을 받았기에 내가 쓴 고향에 대한 시들을
검색해보니 10여편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위의 시를 준비해 간 것이다.
성도들이 먼저 만나서 성경공부를 하고 점심으로 친교를 나눈 뒤에 예고된
1시부터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먼저 Vltava(The Moldau), Ma Vlast:Bedrich
Smetana(1824-1884’나의 조국 중에서 ‘몰다우 강’을 Dresden State
Orchestra/Paavo Berglund가 지휘했던 것을 듣고 그 다음엔 2nd Movement,
Symphony No. 9, Op. 95 E minor ‘From the New  World’:Antonin Dvorak
(1841-1904) 신세계 교향국 중에서 ‘제2악장’을 Chicago Symphony
Orchestra/Sir Georg Solti가 지휘했던 것을 25분 가량 듣는 동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모른다.
2부 순서엔 그 교회 성도들이 나누어 고향에 대한 시를 낭송했는데 노천명의
‘망향’, 정지용의 ‘향수’ 와 ‘고향’, 이은상의 ‘가고파’와 ‘옛동산에 올라’,  
김상옥의 ‘사향’, 정공채의 ‘망향’, 김재호의 ‘고향의 노래’, Browning의 ‘고향
생각’, 그리고 Eichendorff의 ‘고향’등 10편이었다.
이어서 내 순서가 되어 목사님의 소개를 받고 앞으로 나가서 2004년4월에
이곳에서 고향을 그리며 쓴 위의 시를 직접 낭송하였다. 모두들 내가 낭송
하는 시를 들으며 깊이 감상에 젖었고 나 자신도 마치 고향 마을 어귀에 있는
그 향나무를 눈앞에 보면서 시를 낭송하는듯 했다. 그리고 나서는 누군가
예정에도 없던 1편을 더 낭송해 달라는 주문을 했고 나도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등단시였던 ‘고향집 사진’을 앵콜로 낭송했다.
위의 2편 모두 이민을 나와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썼던 것이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주관자가 마지막으로 또 나의 작품을 한 편 준비
하여 따로 낭송하였는데 그것은 아래의 시 ‘고향의 꿈’이었다. 조그만 행사에
무려 3편의 졸시가 한 자리에서 소개되어 나에게는 기쁨이었는데 듣는 사람
들에게는 가까이에 시인이 살고 있다는 데에 대하여 고마워하는 느낌을 준듯
했다.

< 2008. 11. 29>
..................................................................

고향의 꿈


고향을 너무 오래 떠나 있는 내가
언제나 조용히 눈을 감으면
고향의 동해바다가 선명히 보이네
파란 바닷물 위에 새겨놓은 내 손자국
이젠 영영 흔적조차 없어도
어릴 적 물장구에 헤엄쳤던 그 모습은
지금도 가슴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네
돌아 돌아가리라 내 꿈이 끝나기 전에
돌아 돌아가리라 내 꿈이 끝나기 전에

고향을 너무 멀리 떠나 있는 내가
언제나 살며시 눈을 감으면
고향의 옛동무들이 뚜렷이 보이네
하얀 모랫벌 위에 찍어놓은 내 발자국
이젠 영영 찾아볼 수 없어도
어릴 적 뜀박질에 딩굴었던 그 기억은
지금도 뇌리에서 좀처럼 잊혀지지 않네
돌아 돌아가리라 내 숨이 다하기 전에
돌아 돌아가리라 내 숨이 다하기 전에

<2004. 12. 1>





  
*필자의 고향은
  경북 울진군 울진면 온양1리(양정)


  ⊙ 작품장르 : 시와함께하는이야기 

  오정방
  

동해, 푸른 바닷가 조그만 내고향 마을 어귀에
오늘도 수문장처럼 버티고 서있는 한 그루의 향나무,
가볍게 바람에 날리던 씨앗 하나 어쩌다 거기 떨어져
풍우한설 견뎌내며 끊임없는 파돗소리에 키가 자랐고
쉴 새 없는 바닷바람에 몸이 굵어졌던 그 향나무,
아버지 때에도 있었고 할아버지 때에도 있었고
할아버지의 그 아버지, 그 할아버지 때에도 있었던
어릴 적 아무도 그 수령樹齡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아
아직도 내 머리론 그 나이를 좀처럼 가늠할 수 없는
족히 천년을 바라볼 그 늙디 늙은 향나무,
고향을 떠나가는 사람에겐 잘 다녀융?배웅하고
바람처럼 떠돌다 고향에 다시 돌아 온 사람에겐
잘 다녀왔느냐고 미소지으며 반겨맞는 그 향나무
비가 내릴 때는 빗줄기를 피하도록 팔을 벌려서 가려주고
햇빛 쏟아질 때는 그늘 밑으로 불러 주는 고마운 그 향나무,
나무 아래 응달 마당에 돗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세상 돌아가는 사정엔 별관심 없는 동네 어르신네들
소일거리로 두는 장기판에 넌지시 훈수까지 하는 그 향나무,
북망산천으로 마지막 떠나가는 수 없는 꽃상여가
갈 길이 아무리 급하다해도 잠시 쉬어가도록
선뜻 자리를 내어주는 너그럽고 참 잘 생긴 그 향나무,
타향에 떠도는 수많은 고향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나는 현재 너무 너무 멀리 그를 떠나와 살지만
지금도 나 언제 고향땅에 돌아오나 고대하고 있을
그 늠름한 향나무가 오늘따라 몹시 그리워진다

                           - 졸시 ‘고향의 향나무’ 전문


이곳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11월 네째 주 목요일 바로 전날인 25일(수)
낮에 포틀랜드소망한인장로교회(담임 김창의 목사)내 언드우드 도서관이
주관한  ‘시와 음악을 벗삼아’란 테마로 개최된 음악감상과 시낭송회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위의 시는 바로 그 시낭송회에서 내가 낭송한 것이다.
주제가  ‘고향’이라고 사전에 연락을 받았기에 내가 쓴 고향에 대한 시들을
검색해보니 10여편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 나는 위의 시를 준비해 간 것이다.
성도들이 먼저 만나서 성경공부를 하고 점심으로 친교를 나눈 뒤에 예고된
1시부터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먼저 Vltava(The Moldau), Ma Vlast:Bedrich
Smetana(1824-1884’나의 조국 중에서 ‘몰다우 강’을 Dresden State
Orchestra/Paavo Berglund가 지휘했던 것을 듣고 그 다음엔 2nd Movement,
Symphony No. 9, Op. 95 E minor ‘From the New  World’:Antonin Dvorak
(1841-1904) 신세계 교향국 중에서 ‘제2악장’을 Chicago Symphony
Orchestra/Sir Georg Solti가 지휘했던 것을 25분 가량 듣는 동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모른다.
2부 순서엔 그 교회 성도들이 나누어 고향에 대한 시를 낭송했는데 노천명의
‘망향’, 정지용의 ‘향수’ 와 ‘고향’, 이은상의 ‘가고파’와 ‘옛동산에 올라’,  
김상옥의 ‘사향’, 정공채의 ‘망향’, 김재호의 ‘고향의 노래’, Browning의 ‘고향
생각’, 그리고 Eichendorff의 ‘고향’등 10편이었다.
이어서 내 순서가 되어 목사님의 소개를 받고 앞으로 나가서 2004년4월에
이곳에서 고향을 그리며 쓴 위의 시를 직접 낭송하였다. 모두들 내가 낭송
하는 시를 들으며 깊이 감상에 젖었고 나 자신도 마치 고향 마을 어귀에 있는
그 향나무를 눈앞에 보면서 시를 낭송하는듯 했다. 그리고 나서는 누군가
예정에도 없던 1편을 더 낭송해 달라는 주문을 했고 나도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등단시였던 ‘고향집 사진’을 앵콜로 낭송했다.
위의 2편 모두 이민을 나와 살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썼던 것이었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주관자가 마지막으로 또 나의 작품을 한 편 준비
하여 따로 낭송하였는데 그것은 아래의 시 ‘고향의 꿈’이었다. 조그만 행사에
무려 3편의 졸시가 한 자리에서 소개되어 나에게는 기쁨이었는데 듣는 사람
들에게는 가까이에 시인이 살고 있다는 데에 대하여 고마워하는 느낌을 준듯
했다.

< 2008. 11. 29>
..................................................................

고향의 꿈


고향을 너무 오래 떠나 있는 내가
언제나 조용히 눈을 감으면
고향의 동해바다가 선명히 보이네
파란 바닷물 위에 새겨놓은 내 손자국
이젠 영영 흔적조차 없어도
어릴 적 물장구에 헤엄쳤던 그 모습은
지금도 가슴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네
돌아 돌아가리라 내 꿈이 끝나기 전에
돌아 돌아가리라 내 꿈이 끝나기 전에

고향을 너무 멀리 떠나 있는 내가
언제나 살며시 눈을 감으면
고향의 옛동무들이 뚜렷이 보이네
하얀 모랫벌 위에 찍어놓은 내 발자국
이젠 영영 찾아볼 수 없어도
어릴 적 뜀박질에 딩굴었던 그 기억은
지금도 뇌리에서 좀처럼 잊혀지지 않네
돌아 돌아가리라 내 숨이 다하기 전에
돌아 돌아가리라 내 숨이 다하기 전에

<2004. 12. 1>





  
*필자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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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장르 : 시와함께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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