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15.09.10 09:24

첫 눈이 내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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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내렸는데…

  오정방
  

  

  
흰눈이 펑펑 쏟아진다
첫눈이다
흰색종이만한 눈송이들이
춤을 추며 하늘에서 내려와
나무 위에,
지붕 위에,
머리 위에
사뿐이 내려 앉는다
잿빛 하늘을 쳐다본다
그 사이
도화지만한 눈송이가 되었다
한장을 손에 받아
시를 적는다
눈 물에 시가 젖어든다
간만에 오늘
어린아이처럼
함박눈을 흠뻑 맞아본다
<2003. 11. 19>
             -졸시 ‘와, 천 눈이다’ 전문



작약화芍藥花 필 무렵이사 아직도 멀었는데
하늘에서 함박꽃 너울 너울 잘도 쏟아진다
지난 해 피었다 진 작약꽃들이
우리 몰래 하늘로 올라가서 월동을 하다가
일진을 잘못짚어 이 겨울에 함박눈으로 찾아오나

방안에서 내다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여
앞뜰로 뛰어나가 양팔 벌려 너를 반긴다
분명히 나 혼자 눈꽃을 받는데
재잘재잘 동무들 목소리 환천幻聽으로 들린다
어릴 적 동무들 옛모습이 환상幻像으로 다가온다
<2005. 12.19>
                     -졸시 ‘함박눈’ 전문



위의 눈雪 시 두 편은 2003년과 2005년 겨울에 쓴 시들이다.
비교적 낭만적인 시같다. 그러나 지난 주일에 내린 포틀랜드의
눈은 그렇지 못했다. 눈보라치는 흥남부두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와 비슷한 눈보라가 이 지역에 덮치지 않았나 생각되었다.
교회 주일예배에 가야하는데 아침 7시부터 눈이 흩날리며 쏟아
지기 시작했다. 며칠 째 예보가 있었고 한파가 동반한다는 말에
문학회 송년모임도 취소했는데 정작 토요일은 아무렇지 않다가
하필 주일에 첫 눈이 그런 형태로 내리니 강건너 25마일 지점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기가 걱정이었다. 일찍 출발한다고 9시경
집을 나섰다가 1마일도 못가서 되돌려야 했다. 4WD도 아니고
바퀴체인도 준비하지 못해서 난감했다. 그런데 아들이 체인을
감은 차로 데릴러 왔기에 집을 나섰는데 길이 예사롭지 않아서
예배가 시작된지 30분 뒤에나 지각 출석했다. 출석 성도는
절반도 채 되지 못했다. 대표기도 담당이었으나 이것도 놓쳤다.
예배후에2009년도 제14차 정기사무총회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다음주로 연기했다. 회의로 인하여 점심친교
준비를 밖에다 오더하였는데 눈길에 이것마저 오지못하여
전교인이 식당에서 매식을 하고 돌아갔다. 집에 겨우 돌이와
뒷마당에서 강설량을 측정하니 약 6인치 정도 되었다. 월요일
새벽기도회는 공식 취소하고 상황을 보는데 한파까지 몰아쳐서
기온이 화씨20도 전후였고 결국 새벽기도회는 물론 오늘 저녁
수요예배와 오늘부터 다시 주말에 내릴 강설예보에 금요일 찬양
예배도 잠정 취소해둔 상태이다. 어제 화요일 저녁에 예정되어
있던 이 지역 20여개 한글학교 교장회의도 1주일 연기통보가
왔다.
감상적으로 첫눈을 기대했다가 이렇게 되고보니 모든 리듬이
깨어져서 조금은 어려워하고 있다. 기왕에 내릴바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면 좋겠건만.

< 2008. 12. 17>  


  



  ⊙ 작품장르 : 시와함께하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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