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버릇
오정방
그래, 별난 버릇이라고 해도 좋고
웃으운 습관이라 해도 무방하다
하루의 피곤을 침대에 눞이고
밤에 잠을 청하기 직전에
집사람의 오른쪽 힘든 다리를
내 배위에다 끌어 편안히 얹어놓고
오른 팔은 내 가슴위에 올리게 한 뒤
나의 왼쪽 손으로는
아내의 팔꿈치를 감싸주면서
서로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고 잔다
그래야 다리의 피곤이 풀릴 것 같고
그래야 숙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기에
수 십 년간 정 반대로 그리 했던 것을
지금 수 년 사이에 이렇게 해주므로
그 동안 많이 귀찮았을텐데도
불평없이 잘 참아왔던 내자에게
사랑의 빚진 것을
조금씩이나마 갚아가고 있는 중이다
<2008.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