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의 7일전쟁 오정방 거라지 자동문이 두르르 올라가는 동안 중 쥐 한 마리 쏜 살같이 몸을 감춘다 차고에 쌓아둔 쌀포대를 대충 정리하고 생각끝에 쥐덫을 놓기로 했다 미끼가 무엇이 적당할까 궁리하다가 멸치 한 마리를 걸어 놓았다 이틀이 지났으나 그대로 남아 있기에 ‘먹이가 맘에 들지 않나?’ 하고 비릿한 오징어 한 쪽으로 바꾸고 기다렸다 다시 이틀이 지났는데도 감감 무소식이다 ‘미국 쥐가 한국 오징어를 좋아할리 없지’ 하고 그 위에다 치즈를 듬뿍 발라 놓았다 또 이틀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감감이다 이웃에 소문을 내니까 미국 쥐들은 피넛 버터를 좋아 한단다 식품점에서 한 통을 구입, 맛도 보지않고 쥐덫에 넉넉히 얹어 놓았드니 웬걸 버터만 핥아먹고 달아났다 한 번 더 선심을 쓰기로 하고 양껏 발라놓은 뒤 다시 확인하니 피넛버터만 사고없이 실례했다 할 수 없이 쥐들이 먹을만한 것 말끔히 치우고 차라리 달아나라고 거라지 문을 열어두었는데 그 뒤로는 쥐가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는다 내가 승리한 것인가, 쥐가 패하지 않은 것인가? < 2009. 2. 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