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손
- 결혼후 아내의 40번째 생일을 함께하며
오정방
한 밤중, 누운채 어둠 속에서
깊이 잠든 아내의 손을 살며시 잡아 본다
보드랍던 그 고운 손
거칠다는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온다
내 탓이다, 이 손마디 굵어진 것도
데려와 호강시키지 못한 나 때문이다
이 손으로 지은 밥을40년간 잘도 먹었다
빨래, 청소, 설거지 다 이 손으로 해냈다
수없이 칼에 베이고 또 바늘에 찔리면서도
두 남매를 모두 반듯이 길러 냈다
주무르고 비비고 빨고 널고 꿰메고 접고
털고 쓸고 밀고 닦고 정돈하고
치우고 씻고 헹구고 볕에 말리는 일
다 이 손으로 묵묵히 감당하지 않았던가?
지금 내게 상훈을 줄 능이 있다하면
의당 아내의 두 손에 최고훈장을 주겠다
손톱에 메니큐어가 남아 있던게 언제였나
우리 홈스윗홈은 바로 이 손의 역사이다
자던 밤중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 진다
<2009. 5. 23>
-
선잠 속에서
-
아내의 손
-
유구무언有口無言
-
무상無常
-
결코 사람을 미워할 수 없습니다
-
세상에서 가장 큰 이불
-
시시종종時時種種
-
이민목회 33년의 금자탑金字塔!
-
부추김치
-
변화變化와 변절變節
-
문학의 삼다주의三多主義
-
가자미 식혜
-
사랑은 져주는 것이다
-
사랑은
-
어느 여인이 겪은 6. 25 한국전쟁
-
참전용사 초청 오찬회 후기
-
연鳶은 연줄 길이만큼만 날아오른다
-
간이역
-
내일 해는 내일 뜬다
-
가연佳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