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불라우스를 대려주다
- 결혼 41주년 아침에
오정방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로되 가끔
나는 아내의 옷을 대려준다
내자가 내게 해주었던 것이
엄청 많은 것에 비하면
나의 이런 조그만 수고쯤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다
그녀의 일생 가운데
내게 시집와서 3분의 2를 산
평생 반려자의 결혼42년 동안
나는
얼마큼이나 살갑게 해주었나
얼마큼이나 기쁘게 해주었나
어느정도나 보듬어 주었었나
어느정도나 소망을 주었었나
주마등처럼 스치는 과거를 돌아볼 때
나는 결코
짝궁의 블라우스를 대린 것이 아니다
임자의 주름진 세월을 대려준 것이다
<2009. 10. 17>
현대시
2015.09.14 14:59
아내의 불라우스를 대려주다
조회 수 389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3 | 시 | 닮은꼴 | 오정방 | 2015.08.12 | 68 |
932 | 현대시 | 어느 슬픈 인생의 옛이야기 | 오정방 | 2015.08.12 | 227 |
931 | 이장시조 | 교각살우矯角殺牛 | 오정방 | 2015.08.12 | 141 |
930 | 현대시 | 다시 독도를 떠올린다 | 오정방 | 2015.08.12 | 37 |
929 | 현대시 | 아름다운 합창 | 오정방 | 2015.08.12 | 23 |
928 | 이장시조 | 결자해지結者解之 2 | 오정방 | 2015.08.12 | 17 |
927 | 현대시 | 카나다의 반달 | 오정방 | 2015.08.12 | 92 |
926 | 현대시 | 꽃길 | 오정방 | 2015.08.12 | 92 |
925 | 이장시조 | 화중유시畵中有詩 | 오정방 | 2015.08.12 | 38 |
924 | 이장시조 | 방성대곡放聲大哭 | 오정방 | 2015.08.12 | 65 |
923 | 수필 | 돌아오라 펑화여! | 오정방 | 2015.08.12 | 189 |
922 | 현대시 | 오수午睡 | 오정방 | 2015.08.12 | 48 |
921 | 현대시 | 관념차이 | 오정방 | 2015.08.12 | 15 |
920 | 수필 | "17자시" 쓰기를 시도해 보면서 | 오정방 | 2015.08.12 | 99 |
919 | 시 | (17자시)조국 | 오정방 | 2015.08.12 | 43 |
918 | 시 | (17자시)아내 | 오정방 | 2015.08.12 | 41 |
917 | 시 | (17자시)시詩 | 오정방 | 2015.08.12 | 102 |
916 | 수필 | 이 어지러운 세상 | 오정방 | 2015.08.12 | 164 |
915 | 현대시 | 네가티브 전략으로는 | 오정방 | 2015.08.12 | 78 |
914 | 시 | (17자시)독도 | 오정방 | 2015.08.12 | 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