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불라우스를 대려주다
- 결혼 41주년 아침에
오정방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니로되 가끔
나는 아내의 옷을 대려준다
내자가 내게 해주었던 것이
엄청 많은 것에 비하면
나의 이런 조그만 수고쯤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다
그녀의 일생 가운데
내게 시집와서 3분의 2를 산
평생 반려자의 결혼42년 동안
나는
얼마큼이나 살갑게 해주었나
얼마큼이나 기쁘게 해주었나
어느정도나 보듬어 주었었나
어느정도나 소망을 주었었나
주마등처럼 스치는 과거를 돌아볼 때
나는 결코
짝궁의 블라우스를 대린 것이 아니다
임자의 주름진 세월을 대려준 것이다
<2009. 10. 17>
현대시
2015.09.14 14:59
아내의 불라우스를 대려주다
조회 수 389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3 | 현대시 | 아름다운 합창 | 오정방 | 2015.08.12 | 23 |
672 | 현대시 | 아름다운 기억으로 | 오정방 | 2015.08.13 | 23 |
671 | 축시 | 아름다운 금자탑金字塔! | 오정방 | 2015.09.24 | 118 |
670 | 현대시 | 아르헨티나는 결코 울지 않았다! | 오정방 | 2015.09.16 | 39 |
669 | 수필 | 아들의 아들, 내 첫 손자와의 첫 만남 | 오정방 | 2015.08.18 | 500 |
668 | 현대시조 | 아들의 불혹不惑 | 오정방 | 2015.09.24 | 74 |
667 | 현대시 | 아들의 반란 | 오정방 | 2015.08.17 | 103 |
666 | 신앙시 | 아누 오하빔 오트카!* | 오정방 | 2015.09.10 | 180 |
665 | 현대시 | 아내의 손 | 오정방 | 2015.09.12 | 247 |
» | 현대시 | 아내의 불라우스를 대려주다 | 오정방 | 2015.09.14 | 389 |
663 | 아내를 바라보다가 | 오정방 | 2004.01.10 | 608 | |
662 | 현대시 | 아내는 미장원에 안간다 | 오정방 | 2015.09.17 | 146 |
661 | 현대시 | 아내가 기쁘면 | 오정방 | 2015.08.13 | 40 |
660 | 현대시 | 아내 흉보기 | 오정방 | 2015.08.29 | 74 |
659 | 현대시 | 아내 3 | 오정방 | 2015.09.08 | 37 |
658 | 신앙시 | 십자가만 바라보네 | 오정방 | 2015.09.08 | 97 |
657 | 십시일반 | 오정방 | 2004.01.14 | 479 | |
656 | 현대시조 | 심사숙고深思熟考 | 오정방 | 2015.08.26 | 139 |
655 | 수필 | 신작 찬송가 발표회가... | 오정방 | 2015.09.10 | 244 |
654 | 신록新綠 | 오정방 | 2004.01.14 | 469 |